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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감별사' 최경환이 고개를 떨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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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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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 핵심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은 6일 결국 4·13 총선 패배 책임론에 발목이 잡혀 전당대회 출마를 접었다.

한 번도 전대에 나간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내내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로 꼽혔다. 오히려 줄곧 고사했음에도 당내 주류인 친박계 의원들도 최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바랐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국정 장악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당의 강력한 후원이 필요했고, 그 적임자가 최 의원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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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부터 박근혜 대통령 곁을 지켰고, 박 대통령을 떠났던 다른 원박(원조 박근혜)과 달리 개국공신도 됐고 박근혜 정부들어 당·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박 대통령은 당 원내대표를 지낸 최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신뢰를 나타냈다. 개각에 앞서 하마평이 돌았던 인사 중 등용된 이례적 사례이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패배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비록 최 의원이 공천 심사에 영향을 미칠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책임론의 시선은 그에게로 쏠렸다.

최 의원이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평의원이었는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는 당이야 어찌 됐든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관, 청와대 참모 출신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골라 참석하고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승민 의원과는 각을 세우면서 '진박 감별사'로 불렸던 게 결정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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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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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비박계 전대 주자는 물론 친박계의 이주영 의원마저 출마 선언에서 최 의원의 총선 책임론을 노골적으로 제기하자 사면초가의 형국에 빠졌다.

또 친박계 원내외 당협위원장을 우군으로 삼아 출마를 강행할 경우 당의 화합은커녕 과거 어느 때보다 극심한 계파 전면전으로 비화할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 책임론의 한가운데에 또 서야 하는 부담감이 최 의원을 짓눌렀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이 이렇게 백의종군을 선언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18대 대선을 두 달 앞뒀던 지난 2012년 10월 박근혜 후보 위기론에 맞물려 '친박계 2선 후퇴론'이 나오자 사태 진정을 위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최 의원이 전격 사퇴했다.

최 의원은 이날 회견에 "저에게 돌을 던져 달라며 비서실장직을 사퇴하던 그 날보다 수백 배 더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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