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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불찰"이라던 이정현, KBS '외압'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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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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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데 대해 "제 불찰이고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전 홍보수석(새누리당 의원)은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1일 청와대 홍보수석 재임 시절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축소 요청 논란과 관련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언론사에 협조를 구하고 국가 위기나 위난 상황에서 언론과의 협조를 통해 그런 걸 함께 극복하려는 게 홍보수석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거기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하니까 그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합뉴스 7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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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이날 오후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언론통제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건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 언론 스스로가. 당시 제 직책이 홍보수석이었다. 정부 정책을 언론에 홍보하는 역할”이라며 “홍보수석을 하다보면 국가 위기, 재난과 관련된 것이나 국민의 안위에 문제 등으로 인해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7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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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의 협조"를 도모했을 뿐이고 "정부 정책을 언론에 홍보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그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녹취록의 주요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습니까?"

"지금 그런 식으로 9시 뉴스에 다른데도 아니고 말이야. 이 앞의 뉴스에다가 지금 해경이 잘 못 한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그게 지금부터 오늘부터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하면 안 됩니까? 지금 저렇게 사투를 사력을 다해서 하고 있는 거기다가 대고 지금 정부를 그런 식으로 그걸 그것도 본인이 직접 하고 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과장을 해서 해경을 지금 그런 식으로 몰아가지고 그게 어떻게 이 일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됩니까?"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일적으로 어려울 때 말이요. 그렇게 과장해가지고 말이야. 거기다대고 그렇게 밟아놓고 말이야."

"국장님 아니 내가 진짜 내가 얘기를 했는데도 계속 그렇게 하십니까?"

"국장님 나 요거 한번만 도와주시오. 아주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던지 아니면 한다면은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주시오. 아이고."

"그래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 자~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진짜로"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시오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고 만약 되게되면 나한테 전화 한번 좀 해줘~ 응?"


austrailia abc

한편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어떻게 공영방송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 아니 지금 누구 잘못으로 이 일이 벌어져 가지고 있는데..."라는 말도 했다.

'공영방송이 정부를 도와줘야지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공영방송은 '관영방송'이 아니다. KBS는 국정홍보처가 아니라는 뜻이다. 공영방송은 정부가 시키는대로 앵무새처럼 말을 옮기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찍이 허핑턴포스트가 소개했던 것처럼, 호주 공영방송 ABC 사장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ABC는 분명 호주 방송국이며, 호주의 편이다. ABC의 A는 호주를 뜻한다. 우리가 호주를 위해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우리의 문화와 민주주의의 핵심을 이룬다. - 독립적인 공영방송으로 존재한다는 건 그런 뜻이다.”

“북한, 러시아, 중국, 베트남처럼 ABC가 정부의 관영방송이 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만약 청와대 홍보수석이 '조선중앙TV'와 'KBS'의 차이를 모르고 있다면, 이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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