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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 인터뷰] 최민식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기홍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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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메이즈 러너’의 민호 역으로 익숙한 이기홍이 넷플릭스의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Unbreakable Kimmy Schmidt) 홍보차 서울을 방문했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30일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에서 베트남 이민자 ‘동’ 역을 맡은 이기홍을 만나 그의 연기관과 일상생활에 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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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시즌 1에서 꽤나 비중 있는 역을 맡았어요. '동'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정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는 키미 슈미트의 연애 상대였죠. '동'은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온 지 얼마 안 된 이민자였어요. ‘동’역의 흥미로운 점은 동과 키미가 같은 관점을 가졌다는 거예요. 세상을 보는 관점이 둘을 묶어줬죠. 동은 그냥 재밌고 별난 캐릭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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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속 이기홍의 모습.

한 매체는 '키미 슈미트' 방영 당시 '동' 역할이 인종 차별적인지, 과장을 통해 인종 차별을 비판하고자 한 건지 의문이라는 기사를 올린 적 있어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동'을 연기하게 된 건지?

=처음엔 굉장히 걱정됐어요. 오디션 볼 당시에만 해도 ‘베트남 악센트로 연기할 것’이라는 지문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연기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실감나는 베트남 악센트를 하기 위해 노력했죠. 그리고 배역을 맡게 됐을 때는 많은 게 베일에 싸여 있었기 때문에 알려진 게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티나 페이, 로버트 칼록, 감독님들과 작가들을 믿기로 했어요. ‘동’ 역은 사람들이 비웃는 역할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역할이어야 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굉장히 긴장됐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 회, 한 회 찍어 가면서 초점이 ‘동’의 인종이나, 악센트, 베트남 이민자가 아니란 걸 깨달았거든요. 그는 유럽에서 온 이민자나 흑인일 수도 있었죠. 그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중요한 것은 키미와 동이 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는 사실이죠. 또 편견을 뒤집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그는 그저 키미의 연인일 뿐이야. 한 사람의 조수나 사람들이 비웃을 수 있는 역할이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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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은 베트남 이민자 '동' 역을 맡았다.

동이 키미 슈미트 시즌 3에 돌아올 것 같나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모두와 일하는 건 항상 재밌죠. 네, 다시 등장하길 바라요.

다시 키미 슈미트에 돌아온다면 어떤 사람으로 나타나고 싶나요?

=흠, 한 번 생각해보죠. 너무 많은 걸 알려줄 순 없으니까요. 제가 만약 키미 슈미트에 돌아가게 된다면 공무원으로 나타나고 싶어요. 이 정도로 마무리할게요. 더 말했다간 너무 많은 걸 알려줄 것 같아요.

한국에서 태어나서 7살 때까지 있다가 미국으로 돌아갔고, 다시 고등학교 때 잠시 돌아왔었어요. 두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셈인데,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지?

=우선 언어가 다르죠. 분위기도 다르고요. 저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왔는데, 그곳 사람들은 굉장히 느긋해요.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에서는 공부도 열심히,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자 주의인 것 같아요.

음식도 정말 엄청나죠. 저는 미국 음식에 익숙해졌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제 어릴 적 경험한 맛들을 다시 느끼고, 미각이 열리는 것만 같아요.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에요.

언제 처음 연기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이건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제가 7~8학년 때쯤 (우리나라 중학교 1~2학년), 학교 때문에 정말 스트레스받았던 날이 있었거든요. 전 진짜 쉽게 스트레스를 받곤 하는데, 하루는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친구한테 ‘야, 난 그냥 광대가 되고 싶어. 그게 내가 하고 싶은 거야. 사람들을 웃게 하고, 뭔가 느끼게 하는 일 말이야.’라고 말했죠.

그리고 정말 이상하게도, 제가 지금 하는 일이 그런 거잖아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생각보다 빨리했어요.

광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가 연기자가 된 거네요?

=네, 좀 비슷하잖아요. 아직 광대 역을 맡아본 적은 없지만요.

언젠가 광대를 연기하고 싶나요?

=네, 어쩌면요.

한국에서의 인기를 어느 정도 실감하나요? 음식점에 갈 때 사람들이 알아보지는 않는지?

=어떤 레스토랑을 가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쇼핑몰에 있는 푸드코트를 갈 때면 좀 더 실감하곤 하죠. 열린 공간이니까요. 연기자로서 팬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팬이 없다면 일도 없다는 뜻이니까요. 저를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어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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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팬이 있다면?

=제가 연기자로서 처음 한국을 왔을 때가 ‘메이즈 러너 2: 스코치 트라이얼’을 홍보하러 왔을 때였는데, 공항을 도착했을 때가 새벽 3~4시 쯤이었거든요. 공항에는 선물이랑 플래카드를 든 팬들이 환호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어요. 그런 건 처음 경험해본 거였죠. 정말 가슴 벅찬 순간이었어요. 팬들의 지지에 정말 감사해요.

영어 이름을 안 만들고 기홍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영어 이름이 있었던 적은 없어요. ‘이기홍’이 태어났을 때 받았던 이름이고, 그걸 직업 때문에 바꾸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는 한국에서 온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름을 바꾸더라도 그 사실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그냥 원래 이름을 쓰자고 생각했죠.

2014년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4위로 뽑혔어요. 어떤 기분이었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섹시하다’고 불리는 게 이상해요. 또 그런 순위에 올랐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좀 불편해요. 하지만 동양계 미국인으로서, 그리고 유색인종으로서 그런 순위나 잡지에서 저같이 생긴 사람을 많이 못 보잖아요. 그래서 이 순위에 매년 유색인종의 사람이 등장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런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섹시한 남자’ 랭킹에 오를 사람이 더 필요하죠. 결국, 젊은 세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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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연기자로서 앞으로 10년 동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저는 사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 알려지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제 일부일 뿐이죠. 하지만 연기자로서 일을 잘하고 싶어요.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죠. 열심히 해서 좋은 영화에서 최고의 배역을 얻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죠.

그리고 나중에 함께 일하게 될 후배에게 지식을 전해줄 만큼 기품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하나의 목표에요. 최근 '최민식'과 함께 영화('특별시민')를 찍게 됐어요.(*이기홍은 이날 영어로 인터뷰를 하면서 '최민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배님' 혹은 '선생님'이란 말을 일부러 안 붙인 게 아니라는 점을 알려둔다.) 그런 역량을 가진 배우와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최민식은 저를 포함한 배우들에게 많은 걸 알려주며 우리가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언젠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중에 맡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그건 좀 제한되는 질문이에요. 저는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거든요. 근데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한가지 역할을 꼽자면 악역? 좀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TV나 영화는 많이 보는지?

=네, 넷플릭스로 항상 영화를 보곤 해요. 이번에 한국에서 찍은 영화 준비를 위해서 최대한 많은 한국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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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기억나는 영화가 있었는지?

=최근에 ‘특별시민’ 감독님이 찍으신 ‘모비딕’을 봤어요. ‘베테랑,’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을 봤죠. 굉장히 어둡고 모두가 양복을 빼입은 조폭 영화만 봤네요. 하하.

평소 쉬는 동안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쉬는 시간에는 영화나 TV쇼도 보고, 대본을 읽거나 오디션 준비를 하죠. 그리고 친구들이나 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요. 작년에 결혼했거든요.

앞으로 1~2년간 계획이 있다면?

=넷플릭스 홍보 일정을 우선 끝내고요. ‘메이즈 러너 3’ 촬영 준비도 해야 해요. 내년에 찍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작품을 하게 되면 좋겠죠. 근데 지금 현재는 ‘메이즈 러너 3’를 위해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걸 잘하는 게 우선이에요. 그리고나서 어떻게 되는지 봐야죠.

이번 한국 방문 중에 꼭 하고 싶은 게 있는지?

=최근 몇 번의 한국 방문은 정말 일만 하러 왔었어요. 그래서 쉬는 시간이 없었죠. 이번엔 맛있는 한식도 먹고 쉬는 게 소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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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디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윤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