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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예능PD가 말하는 경직 조직문화=인력유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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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무섭게 치고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공세 속에 경직된 조직 문화가 인력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연출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조직 구조가 결국 요즘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중 재밌는 프로그램이 몇 개 없다는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을 이끌던 민철기 PD가 최근 MBC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방송가는 지상파 예능 PD들의 ‘줄퇴사’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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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상파 예능 PD는 최근 OSEN에 “M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 주축 PD들 중 일부가 퇴사 결심을 굳혔고, 일부는 제의를 받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MBC는 지난 해부터 10여명의 예능 PD들이 사표를 제출하고 중국 제작사 혹은 국내 타 방송사로 이적했다. 비단 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KBS와 SBS 소속 PD들 상당수가 이직을 준비 중이고, 이를 만류하는 간부 PD들의 노력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파 PD들이 줄줄이 방송사를 뛰쳐나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경직된 조직 문화와 달라진 방송 환경을 들 수가 있다. 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약진으로 과거 프로그램이 잘 되지 않더라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것과 달리 성과 중심적인 분위기가 됐다는 것. 간부 PD들의 제작 개입이 심각해지며 현장 PD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출과 제작을 방해하는 일이 빈번하다.

또 다른 방송사의 PD는 “윗선의 개입이 너무 세세한데까지 다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못 된다”라면서 “출연자나 프로그램 방향은 물론이고 심지어 제목까지도 나이 많은 간부들의 영향권이다 보니 시대에 뒤떨어지는 기획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지상파 PD라는 ‘프리미엄’도 약해진 가운데, PD들의 자율성이 훼손되다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고 언제든 좋은 기회가 오면 방송사를 떠날 마음을 품게 된다는 게 지상파 퇴사 PD들이 한 목소리로 내는 불만이다.

또한 예능프로그램 편성을 자유롭게 해서 지상파 프로그램을 공략하는 비 지상파와 달리, 지상파의 편성은 여러 고려 사안이 많아 편성을 자유롭게 바꾸는 전략을 펼치기에는 걸림돌이 상당하다는 것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이유다.

한 지상파 퇴사 PD는 “비 지상파가 지상파 드라마와 교양프로그램 시간대에 예능을 배치하니까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이라면서 “지상파의 경우 예능 시간대를 바꾸려고 해도 기존 교양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시간대를 옮기는데 제작부서간 이해관계와 가치관이 달라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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