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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퇴에 투표한 사람들은 어리석은 게 아니라 분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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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IS JOHNSON
Vote Leave campaign leader, Boris Johnson, leaves his home in London, Britain June 27, 2016. REUTERS/Neil Hall | Neil Hall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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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우리들은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라가, 그리고 세계가 달라져 있었다. 영국은 EU를 떠나는데 표를 던졌고, 런던에 사는 젊고 진보적인 잔류파인 나의 친구들은 절망하고 있다. 내 페이스북 피드는 이 결과에 분노하는 사람들로 들끓었고, 다들 잔류 캠페인, 노동당, 데이비드 카메론, 그외에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이 소동과 히스테리 속에서 내가 느꼈던 것은 탈퇴에 투표한 지역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전반적으로 노동 계급이 많은 이 지역의 유권자들은 어리석다는 암시였다. 

나는 영국에서 가장 유럽에 회의적인 지역 중 하나인 링컨셔 주 보스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설문 조사에서 이 마을은 영국 전체에서 가장 EU 탈퇴 투표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이 유권자들은 내 친구, 가족, 옛 동료들이다. 그들은 어리석지 않다. 수십 년 동안 지역 사회가 도외시되었고, 그걸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겁이 났던 것이다. 

보스턴은 20세기에 고초를 겪었다. 한때는 시장이 서는 부유한 마을이었던 보스턴에서는 교육, 취업, 행복하고 번영한 삶의 가능성은 끔찍히 낮다. 실업이 문제이고, 마약이 만연하며, 살인율은 영국에서 가장 높고, 기대 수명은 전국 평균보다 현저히 짧다. 보스턴은 심각한 상태다. 이걸 부정한다는 건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한 가지 설명은 없지만, 쉬운 설명이 하나 있다. 보스턴은 최근 20년 동안 엄청난 이민을 경험했으며, 그 결과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찾아온 이민자들의 대다수는 지역 사회의 소중한 일원들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는 나의 친구도 많다. 그러나 나처럼 부드러운 진보주의자조차 통합되지 못한 소수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동시에 보수당의 정책은 공공 서비스에 큰 부담을 주었고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평범한 사람에게 있어 이런 예산 삭감은 옆집의 폴란드 가족, 병원 대기실의 리투아니아 인들, 토요일 밤 웨스트 스트리트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라트비아 인들보다 훨씬 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우리의 매체는 이런 문제들의 진짜 원인을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반 이민, 반 EU 정서나 부추겼다. 보수당 정부가 서약을 행동에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보다는 이익을 훔쳐가는 이민자들 이야기가 대부분의 에디터들에겐 훨씬 더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 매체는 대중에게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근본적 임무를 배신했다. 보스턴에서는 그 결과는 의심, 반감, 긴장, 적대적 분위기다. 

정치와 사람들 사이의 단절

내 고향에서 탈퇴에 투표한 사람들은 어리석지 않다. 그들은 분노했다. 수십 년 동안 집권하는 정부들마다 그들을 무시한 것에 화가 났고, 그들의 지역 사회가 받아 온 피해에 화가 났고, 편애를 받는 런던과 진보적 대도시들에는 현금, 투자, 기회가 넘치는 반면 자신들의 도시 시설은 새로 찾아온 사람들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화가 났다. 

그러나 좌파는 이게 늙어가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의 피해망상적 판타지가 아닌 진정한 문제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노동당 고위층과 노동당의 전통적 지지자들 사이에 단절이 일어난다. 진짜 문제는 명확히 파악하고 규정하기 어렵지만, 유권자들은 책임을 돌릴 사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매체와 탈퇴 캠페인은 그들에게 진짜 적은 이민자들과 EU라고 아주 성공적으로 설득했다. 

공공 서비스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미친 예산 삭감을 진행한 보수당 정부가 아닌, 이민자와 EU라고 말이다. 

끔찍한 조건으로 이민자 노동자들을 계속 고용하고, 그래서 싸게 채용될 수 없는 원주민들은 직업 시장에서 밀려나게 만드는 폭력 조직이 아닌, 이민자와 EU라고 말이다.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자신은 많은 돈을 버는 CEO들이 아닌, 이민자와 EU라고 말이다. 

본거지보다는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광고하고, 불리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득을 취하는 사업가들이 아닌, 이민자와 EU라고 말이다. 

긴축, 예산 삭감, 친기업적 입법을 한 보수당 정권을 집권하게 해준 유권자들도 아닌, 이민자와 EU라고 말이다. 

수십 년 동안 보스턴 사람들은 이게 전부 EU 탓이라는 거짓말을 들어왔다. 우리가 이 단조로운, 의도는 좋으나 고압적인 관료제만 없앨 수 있다면 모든 게 더 좋아질 거라는 말을 들었다. 이건 정부 입장에선 아주 그럴싸한 전략이다. 모든 책임을 EU에 떠넘기면 사람들의 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정부의 손이 보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건 잘못된 주장이다. 그것만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가장 화나는 것은 머독, 존슨, 고브 등 진실을 왜곡시킨 사람들이 뿌리깊은 원칙 때문에 그러는 것 같지도 않다는 사실이다. 나이젤 파라지 등 예외는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하는 주장을 스스로 믿는 것 같지조차 않다. 사실 믿을 이유가 있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 중 상당수는 정반대의 입장이었는데 말이다. 

영국은 탈퇴에 투표를 했고, 이제 영국 정부는 탈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영국 역사의 새로운 시대에서 알게 된 것은, 우리는 누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기억하고 그들에게 이 책임을 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싶었던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물려선 안 된다. 이 캠페인은 영국인들을 분열시켰다. 이제는 귀를 기울이고 이해를 해야 할 때다. 그리고 탈퇴에 투표한 사람들이 어리석다는 말을 누가 하거든,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게 정말로 누구의 잘못인지 생각하라.

* 이 기사는 Huffpost UK에 실린 'Those Who Voted for Leave Aren’t Stupid - They’re Angry'를 번역한 글입니다.

** 필자의 트위터 주소 : http://www.twitter.com/Henry_B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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