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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예산이 올해보다 31%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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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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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내년 예산요구안을 제출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관련 예산을 올해 예산보다 31%나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12월28일 일본과 위안부 관련 합의를 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는 노력을 사실상 접기로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공개한 ‘여성가족부의 2017년 예산요구서’를 보니, 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및 기념사업’ 예산은 41억6500만원인데 내년 예산요구액은 28억6600만원으로 줄었다.

삭감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민간단체 국제공조활동 및 기념사업 지원’ 예산이 6억5천만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또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 예산이 4억4천만원에서 0원으로 전액 삭감된 것을 비롯해 교육콘텐츠 제작비 2억원과 국제학술심포지엄비 1억원, 일본군 위안부 국외자료 조사비 3억원 등도 0원으로 편성됐다. 유네스코 등재 사업은 2013년 조윤선 여가부 장관 시절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박 의원은 “위안부 관련 예산이 줄줄이 삭감됨에 따라, 국제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는 노력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정부가 지난해 말 한-일 위안부 합의와 무관하게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던 말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외교부 누리집(홈페이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관련 자주 묻는 질문(FAQ)’을 보면, ‘향후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금번 합의와 무관하게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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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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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쪽은 위안부 관련 예산요구 삭감은 한-일 위안부 합의와는 무관한 결정이며, 예산당국으로부터 전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요구를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정민 여가부 복지지원과장은 유네스코 등재 사업 추진 예산 삭감에 대해 “기록물 소장자의 자율의사에 따라 등재를 신청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유네스코 사무국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면 정치적 어젠다로 비칠 수 있고 일본의 반발을 부를 수 있어 심사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로 예정돼 있던 위안부 백서 발간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진상규명 및 기념사업 추진 민관 티에프(TF)’에 참여했던 한 민간위원은 “지난해 말 한-일 합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정부에 냈다. 이후 합의가 이뤄져 정부가 (이를 반영해) 수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 발간되는지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며 “위안부 문제를 균형있게 정리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가부 쪽은 “감수 작업을 진행 중이며, 발간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