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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수사기밀 누설' 혐의 현직검사를 조사한 뒤, '그런 일 없었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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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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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운호(51·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측에 원정도박 관련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는 L검사를 19일 전격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L검사가 정 대표의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거나 관련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L검사와 고교 동창인 기업 관계자가 L검사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조작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2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전날 밤 L검사를 소환해 이날 새벽까지 강도 높게 조사했다.

L검사와 정 대표 사이에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저가항공사 E사의 구모 부회장과 정 대표의 원정도박 주임검사인 J검사도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L검사는 최근 구 부회장을 통해 정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대표가 작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J검사를 통해 수사 진행 경과 등을 파악한 뒤 정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L검사와 구 부회장은 서울 소재 D고교 선후배 사이다.

정 대표의 구명 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 정 대표측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민희(56)씨 등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학연으로 묶인 친분 관계가 드러나며 의혹은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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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은 해당 의혹이 실체가 없으며 구 부회장의 문자메시지 조작에 의해 불거진 '해프닝'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작년 9월 30일 D고 동문회에서 L검사를 처음 만났다. 당시는 정 대표의 원정도박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때다.

구 부회장은 다음 날인 10월 1일 L검사에 "훌륭한 후배를 만나서 반가웠다"는 의례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L검사도 "뵙게 돼서 반가웠다. 다음 기회에 또 뵙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구 부회장은 L검사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원정도박) 수사검사와 점심식사를 했는데 (정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지만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을테니) 걱정하지마라고 했다'는 식으로 바꿔 정 대표에게 '포워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L검사와 정 대표 수사검사는 서로 만난 적이 없을 뿐더러 이전 1년간 통화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고 봤다. L검사와 구 부회장 사이에도 한건씩의 안부 문자메시지 외에는 접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검찰은 구 부회장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 원본을 토대로 구 부회장을 추궁해 의혹의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구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정 대표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홍 변호사에 심한 배심감을 토로하는 등 격앙된 상태였다. 정 대표를 안심시키고자 L검사가 보낸 것처럼 꾸몄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같은달 2일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정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정 대표는 6일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구 부회장이 정 대표와의 친분 관계 때문에 검사 이름을 사칭한 것으로실제 수사기밀 누설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구 부회장을 처벌키로 하고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또 다른 검찰 현직인 P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고검 소속인 P부장검사는 뇌출혈 증세로 지난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그는 서울메트로 상가 임대 업무와 관련한 감사원 관계자에게 요청해 감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정 대표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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