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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 백남기씨 딸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한 발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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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69)씨의 딸 백민주화(30)씨가 유엔(국제연합·UN)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집회·시위에 대한 우리 정부의 폭력적 진압 행태를 국제사회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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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둘째줄 가운데)씨가 17일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물대포에 쓰러진 아버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백남기씨는 지난해 11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백민주화씨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당사국, 국가인권위, 시민단체가 순서대로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백씨는 이날 한국 정부의 발언이 끝난 후, 밤 8시반께 (현지시각 오후 1시반) 시민단체를 대신해 발언에 나섰다. “나는 69세 농민 백남기의 딸”이라고 말문을 연 백씨는 “한국 정부는 시위를 집회가 아닌 범죄로 규정하여 임의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씨는 “정부는 집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8년 형을 구형했으며 500명 이상의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했거나 그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며 “경찰은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백대의 버스와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 주요도로를 막았고 시위대에 캡사이신 등 유해물질이이 섞인 물대포를 쏘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씨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의 물대포 사용에 대해 “어떤 사과도, 수사기관의 조사도, 정의도 없었다”며 백남기씨가 쓰러진 지 반년이 넘어가도록 검찰 수사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비판했다. 백씨는 “한국정부는 정밀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7개월 동안, 고소인인 나의 언니를 한번 소환했을 뿐”이라며 “사람이 누군가를 쳤다면, 당연히 사과고 자기가 한 잘못을 고치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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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농민 물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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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간의 발언을 마친 백씨는 “5초만 허락해준다면 제 아버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싶다”며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고 있는 사진을 5초간 들어보였다.

백씨의 이날 발언은 우리 외교당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같은 날 마이나 키아이 특별보고관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담은 21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해 차벽과 물대포를 사용하는 한국 정부의 집회·시위 진압 방식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에 한국정부는 이날 7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유엔의 보고서를 반박하고 나섰다. 마이나 키아이 특별보고관의 모두 발언 이후 당사국에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외교부 유대종 국제기구국장은 “우리의 법률이 국제 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한국 정부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며 “특별보고관의 권고에 따라 올해 2월 집시법을 개정해 한 장소에 두 개 이상의 집회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2015년 (집회에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물대포를 4번만 사용했다”며 “백남기 씨의 경우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 합법적 참가자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