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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북한이탈주민이 자의로 입국했는지 법정에서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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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의 북한 가족들이 민변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위임하는 변호인 위임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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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옛 합동신문센터)에 머물고 있는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남자 지배인 1명 제외)이 자유의사에 따라 국내 입국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에 이들을 법정에 출석시키라고 통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법원이 국내 보호센터에 머물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구금의 적법성 여부를 심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이영제 판사는 오는 21일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인신보호구제심사청구 심문을 하기로 하고, 이날 이들이 법정에 나올 수 있도록 국정원에 출석 명령 소환장을 최근 보냈다. 앞서 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이들에 대한 인신보호구제 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인신보호구제 청구는 위법한 행정처분이나 타의에 의해 부당하게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원에 석방을 요청하는 것이다.

지난 4월5일 중국 저장성의 북한 식당을 떠나 7일 국내 입국한 여성 종업원 12명의 북한 가족들은 이들이 남한 당국에 의해 유인 납치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정원은 이들이 스스로 남한행을 결정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변은 지난달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확인하려고 국정원에 변호인 접견 신청을 냈지만 국정원은 거부했다.

민변은 이후 북한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변호인 위임서를 받았다. 민변은 북한과 연락이 닿는 중국 칭화대의 한 교수를 통해 가족들의 변호인 위임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위임서 작성 과정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곧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민변의 김용민 변호사는 “탈북자 12명의 가족 모두로부터 위임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변이 받은 위임장만으로는 탈북자 가족이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구 각하 가능성도 예상됐지만, 이영제 판사는 청구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판사는 지난달 31일 ‘인신보호구제 청구자(북쪽 부모)와 피수용자(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의 각 가족관계를 소명하라’고 변호단에 요청했다. 이 판사는 민변이 10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뒤 이들에 대한 심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신보호법은 ‘법원의 소환이 있는 경우 수용자는 피수용자를 심문기일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은 법원의 조처에 대응하기 위해 법정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부 소식통은 “국정원이 북한 여성 종업원들을 법원에 출석시키지 않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북한 주민도 원칙적으로 국내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인신보호법상 가족이 위임한 변호인이 인신보호구제 청구 대리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탈북자 가족의 위임서를 받은 민변 변호사들이 법률대리인이 될 수 있는 것인지는 판단을 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인신보호구제 청구 건을 심리할 때 가족보다는 수용자 본인의 의사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심리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21일 심리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민변은 “국정원 직원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탈북자들이 법정에서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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