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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범이 IS를 언급해도 기겁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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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LANDO
A couple embraces during a vigil for the Orlando massacre victims in the Queens borough of New York, U.S., June 12, 2016. REUTERS/Shannon Stapleton | Shannon Stapleton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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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게이 클럽 테러범이 911에 전화를 걸어 IS에 충성을 서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인 용의자 마틴은 IS 동조 의심자로 의심돼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일찌감치 감시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은 올해 초에도 있었다. 필라델피아에서 경찰을 급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 IS에 충성을 바치고, ‘이슬람의 이름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필라델피아의 짐 케니 시장은 경찰이 팔에 총을 세 번 맞았던 1월 7일의 사건에 정말로 이슬람의 영향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용의자인 30세의 에드워드 아처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아처의 어머니는 아처가 ‘환청을 들었’으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아처는 무슬림이고 지역의 모스크에 나갔다. 모스크에서는 ‘압둘 샤히드’라는 이름을 썼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처가 ISIS와 실제로 접촉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슬람 테러리즘을 둘러싼 현재의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IS의 이름만 나와도 경계심이 확 퍼진다. 아처가 어쩌면 IS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쏟아졌고, 미국 내의 IS의 힘과 영향력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더욱 힘을 얻는다. 다들 이런 시각을 강화하려고 달려들며, 아처의 주장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과연 실체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시도가 히스테리에 묻혀 버렸다.

경찰은 아처가 “나는 IS에 충성을 맹세하며, 그래서 내가 그런 일을 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아처가 IS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관련이 있긴 한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FBI는 아처가 2011년에 사우디 아라비아에, 2012년에 이집트에 다녀왔던 여행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해지며, 필라델피아 경찰은 아처가 예전에 폭력을 사용하겠다며 위협한 적이 있는 지역의 소규모 극단주의자 단체의 일원이라는 익명의 제보를 주말 중에 받았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경찰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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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7일에 매복해 있다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훔친 총으로 필라델피아 경찰을 쏘았다고 하는 에드워드 아처의 사진. 필라델피아 경찰 제공.

아처가 IS와 IS의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드다디에 충성을 맹세했을 수도 있다. ‘바이아’라고 하는 이 맹세는 통치자에 대한 충성의 맹세다. IS가 중동에서 형성했다고 주장하는 정치적 국가에 대한 충성을 의미한다.

IS와의 연관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지하디스트 집단들이 바이아를 하는 일이 많으나, 개인 역시 바비아를 할 수 있다.

이슬람 전통에 의하면 바이아는 통치자(IS의 경우 알-바그다디)가 승인을 해야 유효하나, 전세계에 급진주의를 퍼뜨리려고 하는 IS는 보다 포괄적인 접근을 취하는 것 같다.

“ISIS는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겠다는 것을 명확히 한 셈이다. IS 측에서 인정해 주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외로운 늑대’의 공격을 권장하려면 그들은 물론 그렇게 해야 한다. 외로운 늑대 테러범들은 보통 미리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ISIS는 그들을 알거나 맹세 하나하나를 확인하지 않을 것이다. ISIS의 세계에서는 맹세를 한 것으로 충분하고, 이론상 모든 맹세는 받아 들여진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동 정책 센터 연구원 윌리엄 맥캔츠의 말이다.

일부 경찰이 보기에는 ISIS를 지원한다는 발언은 다 똑같지는 않다.

“IS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는 IS에 충성을 맹세한다, 혹은 바이아를 한다’고 말하는 사람과는 다르다. ‘나는 충성을 맹세한다’고 말할 경우, 그 뜻은 ‘나는 미국 시민이며 신에게 충성한다. 신은 내게 IS의 대리자 혹은 군인이 되라고 말했다. 나는 신에게 충성하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것은 훨씬 더 깊은 헌신이다.” L.A. 경찰의 반 테러리즘 및 특별 작전국의 마이클 P. 다우닝 부서장이 말했다.

미국에서 IS에 대한 전적인 충성 맹세 자체는 범죄가 아니다. 하지만 경계의 대상이 됨은 분명하며, 경찰이 맹세자의 관계와 행동을 살피며 IS에 대한 ‘지원, 모병, 자금 조달, 물자 지원’을 하는지 살피게 될 수 있다고 다우닝은 말한다.

만약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테러 집단의 이름으로 한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경찰의 대응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용의자가 IS를 지원한다거나 충성을 맹세했다고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과장해선 안 된다. 이러한 선언은 그 자체로 마법처럼 그 범죄자와 IS 사이의 연락선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즉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이 IS를 위한 것이라 말한다 해서, IS가 공격 전에 행동 지침을 주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IS가 그 범죄자의 존재조차 몰랐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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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경찰청이 제공한 영상의 이 프레임에서 에드워드 아처는 제시 하트넷 경관이 모는 차를 향해 총을 들고 달려가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월 7일.

특히 아처의 경우 정신 질환이 미쳤을 수 있는 역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맥캔츠는 말한다.

“만약 그가 정말로 ISIS 지지자였다면 잡히기 전에 언어적 혹은 다른 방식으로 ISIS 지지 경력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정신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경찰에 어떤 일을 저지른 이유를 떠벌이다가 그냥 ISIS를 언급했다는 건 다른 경우다.”

경찰과 매체는 테러 용의자와 IS의 연관 가능성을 언급할 때는 솔직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러한 위협을 잘못 해석하고 과잉 반응하여, 이슬람 혐오와 다른 위험한 편견을 더 강화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클린트 와츠는 작년 워 온 더 록스의 블로그에 용의자와 IS 혹은 다른 테러 집단과의 관계를 구체적 플롯의 맥락에 따라 구분했다.

와츠가 쓴 가장 위험한 플롯은 파리에서 작년 11월에 있었던 것 같은 IS가 완전히 ‘기획한’ 테러다. 작년 1월의 샤를리 엡도 총격은 IS가 ‘네트워크’를 담당했다. 즉 연계된 테러리스트, 퇴역 군인, 공감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나, 한 집단의 지도자들이 공식적으로 조직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와츠에 의하면 이런 분류의 아래쪽에는 IS에게 ‘영감을 받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있다. 이런 공격을 저지르는 사람들 중에는 IS와 직접적 관계는 없으나 IS의 영향을 일부 받아 과격화된, 혼자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연결되지 않은 경우 큰 피해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또한 경찰이 식별하고 미리 진압하기 힘들다. 와츠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영감을 받은’ 범죄의 경우는 본질적으로 고도 개인화된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서 명성을 찾는 것이다. 그때 그때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는 집단의 매체 보도에 끼어들려는 지하드 추종자들이 다른 추종자들이 받는 관심을 보고 따라하기 때문에 이런 범죄는 계속 일어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길게 보면 이런 사건들은 알 카에다와 IS에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다. 이런 사건들은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무슬림들에 대한 강한 반발을 낳지만(그러면 지하드 운동에 자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런 조직되지 않은 공격들은 보통은 실패하고, 전략적 중요성이 낮은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거나 무고한 무슬림들을 죽인다. 이러한 실패는 IS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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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의 수사관들이 ISIS의 영감을 받은 공격자 2명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던 곳을 살피고 있다. 2015년 12월 3일.

맥캔츠는 이러한 개인의 공격은 더 정교한 작전에 비하면 덜한 위협이지만, IS가 이런 공격에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최소한 가늠은 해봐야 한다. 그들은 (예를 들어) 알 카에다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다. 알 카에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알 카에다의 이름으로 공격을 감행하게 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큰 성공을 많이 거두지 못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소셜 미디어에서 IS에 대한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미국에 수백 명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330만 명의 무슬림에 비하면 지극히 적은 숫자이며, ISIS를 지지한다는 미국인들이 전부 무슬림인지조차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사람들이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경찰과 매체가 특정 테러 공격 뒤의 동기를 설명할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목격했다.

IS에서 영감을 받은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여러 매체들은 여성 범인이 소셜 미디어에서 IS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밝혔다는 부정확한 이야기를 실었다. 경찰이 온라인에서 IS에 대한 지지 발언을 모두 찾아 반응한다는 불가능한 임무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이끈 뒤에야 경찰은 범인이 사적으로만 발언을 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최초 보도들은 범인들과 IS의 관계의 본질을 맥락에서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했다. 독자들은 그런 자세한 내용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대선 후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IS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다 무슬림들 전부, 특히 이민자들이 IS의 편일 수 있다고 비난하게 되었다.

필라델피아 총격 사건이 ‘ISIS와 연관이 있는’ 범인의 소행이라며 또다시 선정적인 보도가 있었다. 이 사건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폭력과 극단주의는 복잡한 사회 및 정치적 조건의 산물이라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용의자의 정신 건강 등 개인적 요인 때문에 악화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총격 사건의 동기로 종교와 인종 이상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편견에 가득 찬 반응이 넘친다.

급진주의라는 복잡한 현상을 ‘I’와 ‘S’라는 단 두 글자만 사용해서 설명하는 건 편하긴 하다. 하지만 이런 환원론은 이해에 도움을 주지도, 우리를 안전하게 해주지도 않는다. 사실 이런 환원론은 미국에 테러를 저지르고,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고, 젊은이들을 더욱 급진화시키려는 IS에 도움이 된다. 미국 전역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혐오적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미 지나친 단순화의 폐해를 목도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Here’s Why We Shouldn’t Immediately Freak Out When A Shooter Mentions ISI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