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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 법원이 미국 최초로 '제3의 성'을 합법으로 인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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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 정체성을 남성(male) 또는 여성(female)이 아닌 제3의 성(性)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합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과 지역 일간지 더 오리거니언, 시사주간지 타임 등은 미국 오리건 주 멀트노마 카운티 지방법원이 성전환 여성 제이미 슈프(52)의 청원을 받아들여 그에게 '여성' 대신 'non-binary'로 성을 표기하도록 승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너리(binary)는 '두 개'라는 뜻으로 여기에선 남성과 여성을 의미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생각한 슈프는 지난 4월, 두 가지 분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으로의 교체를 법원에 요청했고, 에이미 홈스 헨 판사는 슈프에게 '넌 바이너리'로 성 정체성을 표기하도록 전날 판결했다.

슈프와 함께 청원서에 이름을 올린 민권변호사 레이크 페리기는 "그간 남성에서 여성으로, 또는 그 반대로 성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경우는 많았지만, '넌 바이너리'를 요청한 건 슈프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리건 주 법에 따라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법원에 성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 성 교체 역시 남성 또는 여성 등 두 가지로만 특정하지 않았다.

판사는 요청자의 성전환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의사의 진단서 없이도 성 교체를 결정할 수 있다.

헨 판사는 "슈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을 마쳤다"면서 "슈프의 요청을 승인해선 안 된다고 정당한 이유를 얘기한 사람도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gender

남자로 태어난 슈프는 미국 육군에 입대해 2000년 중사로 전역했다. 2013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호르몬 처방 등 성전환에 필요한 모든 치료를 완료했다.

슈프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로 태어났지만, 내 성 정체성은 늘 여성이었다"면서 "남성과 여성이 혼재된 나 자신을 제3의 성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단어가 자신의 성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그는 법원의 판결 전까지 '제이미'라는 자신의 이름이자 성 중립적인 단어를 성으로 사용했다.

미국 언론은 제3의 성을 인정한 미국 내 첫 판결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대부분 공적 영역에서 성 분류는 남성과 여성 두 가지로만 나뉘었기에 '넌 바이너리'와 같은 용어가 자리를 잡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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