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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에 따르면 직관은 실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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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관이 무엇인지 대충 알고 있다. ‘직관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직관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정의는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팀이 직관을 정의하려는 시도를 했다. 연구 결과는 직관이 실재하며 사람들이 (최소한 가끔은) 보다 정확한 결정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관측 가능한 것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직관은 아주 흥미로운 인간의 경험 중 하나다. 사람들은 1천 년 전부터 문학에서 직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고, 지금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다. 직관에 대한 책도 수백 권이 있다. 하지만 직관의 실체를 들여다 보면, 직관이 존재한다는 강한 증거는 별로 없다.”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교의 심리학 부교수 조엘 피어슨의 말이다.

피어슨과 동료들은 규정하기 힘든 현상인 직관을 보다 엄격하게 관찰하고 싶었다. 일단 그들은 직관이 발생할 경우 언제나 두 가지 성격이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첫째, 당신이 정확하게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보가 있으며, 감정적 요소가 있다.

무의식 부분은 분명하지만, 감정적인 부분은 어떨까? 잘 생각해 보면, 뭔가 예감이 들 때면 보통은 그와 연관된 감정이 있다. 방에 들어갔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공포, 불안),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 갔는데 불과 몇 분만에 안 좋은 감이 온다(역겨움, 불편함), 새로운 직장 동료와 잘 맞을 것 같다는 감이 온다(흥분, 기대).

직관에 대한 잠정적 정의를 내린 피어슨의 팀은 곧이어 측정에 착수했다. 대학생들의 뇌에서 직관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했다.

직관은 스스로에겐 보이지 않지만, 뇌에는 보인다.

심리 과학 5월호에 소개된 이 실험에서는 21명의 참가자에게 움직이는 점들을 보여주었다. 점들 대부분은 무작위로 아무렇게나 움직였지만, 점 몇 개는 왼쪽이나 오른쪽 등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였다. 잡음 속에서 희미한 신호가 있었던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점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말하게 했다. 예상대로 대답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잠깐 걸렸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들을 몇 개 찾아야 뇌가 데이터를 모으고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뇌에 감정이 담긴 정보를 참가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주입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망막 경합을 개조하여 사용했다. 즉 두 다른 이미지를 각 눈에 한 가지씩 보여준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른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었는데, 하나는 늘 감정적 함축(꽃이나 강아지처럼 긍정적인 것, 총이나 뱀처럼 부정적인 것)을 담고 있었던 반면. 하나는 밝고 눈에 잘 띄지만 감정적으로는 중립적인, 의미없는 형태와 색상 패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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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는 감정이 담긴 이미지와 감정 중립적 이미지를 동시에 보게 되지만, 감정 중립적 이미지의 밝은 색이 늘 주의를 지배했다. 즉 감정 중립적 이미지를 본 것만 의식하게 된다. 강이지나 뱀, 꽃이나 총 등 감정이 담긴 다른 이미지는 무의식적 수준으로만 인지하게 된다.

또한 참가자들 몰래 연구자들은 임의적 규칙을 하나 넣었다. 점이 움직이는 방향의 정답이 ‘오른쪽’일 때마다 연구자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비추었다. 정답이 ‘왼쪽’일 때마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비추었다. 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참가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관련을 익히게 되고, 점이 움직이는 방향을 판단할 때 추가 정보로 활용하게 된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는 이런 이미지를 보지 않았지만, 점점 더 방향을 정확하게 맞추고, 자신들의 판단에 점점 더 자신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피어슨의 말이다.

즉 이번 결과는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정보도 결정을 내릴 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직관에 대한 피어슨의 정의에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연구가 직관을 측정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솔직히 이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겠다.” 컬럼비아 대학교 주커맨 연구소의 신경과학자 마이클 섀들런 박사의 말이다.

그러나 섀들런은 연구자들이 인지의 여러 측면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게 해준 실험 디자인에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구실 안에서 이런 인지 문제를 연구하기란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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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은 복잡하다. 이 연구에서 보여주듯, 직관이 더 많은 증거를 주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늘 도움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가 받아들이는 증거가 잘못되었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직관을 어떻게 정의하든 간에 한가지 의문은 남는다. 점의 움직임을 맞추는 것 같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는 의사 결정 과제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는 일반적인 결정들, 몇 분, 몇 시간, 며칠씩 걸리는 의사 결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피어슨과 섀들런 모두 더 느린 의사 결정 과정도 아주 빨리 일어나는 점 움직임 맞추기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가 모르는 여러 가지 정보가 있으며, 이런 정보들을 합쳐서 우리는 결정을 내린다.

피어슨과 팀은 후속 연구에서 개인간의 차이를 살필 예정이다.

“우리는 직관을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 이유를 살피고 있다. 또한 연구실에서 측정한 것과 전통적 성격 차이, 인사 담당자들이 사용하는 설문지를 비교했다.”

이 다음으로는 직관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만약 직관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패러다임을 사용해 훈련시킬 수 있을까? 며칠 동안 연습을 하면 이 실험을 더 잘 하게 될까? 만약 그렇다면 그게 연구실 밖에서 다른 일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허핑턴포스트US의 This Experiment Suggests Intuition Is A Real Thing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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