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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혐오에 대한 실제 정신질환자들의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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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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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이후 국회가 '조현병 환자'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경찰이 강제입원 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심지어 이번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이후 차가워진 사회적 편견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정신질환자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를 비롯한 6개 정신보건 관련 단체는 8일 국립건강정신센터에서 '정신질환자 사회적 혐오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약 2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대학교수, 각 단체 협회장 등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했지만,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시간은 질의·응답이었다.

자발적으로 토론회에 참여한 환자들은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으로 인해 현재 본인들이 어떠한 고통을 받고 있고, 주변으로부터 오해를 사고 있는지 눈물로 호소했다.

요양보호사에 도전하다가 자격조건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바리스타로 꿈을 전환했다는 A 씨(남)는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대부분은 오히려 다른 사람이 곁에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낮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데 같은 병동에 있는 사람 중 일부는 의사와의 면담조차 긴장된 나머지 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이 토론회에 간다고 하니 병동 사람 모두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사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말렸다"며 "우리도 일자리를 얻어서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부디 전문가, 언론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정신질환과 사이코패스를 혼동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B 씨(남)는 "일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정신질환과 사이코패스를 과연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하는지 토론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에게 묻고 싶다"고 질의를 던졌다.

이에 대해 이명수 정신보건센터협회 회장은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사이코패스는 그렇지 않다"며 "드라마, 영화에서 2가지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구분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답변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부 정책 및 사회적 분위기가 강압적인 태도로 이어지면 제2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신보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C 씨(여)는 "어제 있었던 일인데 한 환자가 칼을 들고 목숨을 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알고 봤더니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을 보며, 언젠가 본인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에 그런 안 좋은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C 씨는 "정신질환은 약물치료 등을 계속하면 충분히 관리가 되는 병임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사회적 편견이 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 패널 중 '당사자'(정신질환자) 자격으로 참여한 허진 한국정신장애인연합 초대회장은 "우선 이번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명복을 빈다"며 "정부 당국과 언론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어긋난 시선이 매우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