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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너무 즐겨 먹는 게 진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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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어류에게 큰 피해를 끼친다는 것, 이제는 다들 알 거다. 어류가 세안제나 치약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먹으면 장폐색 등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말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 뿐 아니라 움직임이 둔해져서 이 때문에 천적에게 쉽게 먹히는 등의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이 어류들이 플라스틱 입자를 엄청 즐겨 먹는다는 것이다.

"물고기들은 작은 플라스틱이 동물성 플랑크톤이라고 생각하고 먹어요." 웁살라대 연구팀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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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은 유럽농어(Perca fluviatilis)를 기르며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3일 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깨끗한 물이 들어있는 수조(1번 수조)와 물 1m³당 플라스틱 입자 1만 개가 들어있는 수조(2번 수조), 1m³당 플라스틱 입자 8만 개가 들어있는 수조(3번 수조)에 새끼 유럽농어를 넣고 기르며 차이를 관찰했다.

2번, 3번 수조의 플라스틱 입자 농도는 실제 스웨덴 연안의 플라스틱 입자 농도를 반영한 것이다. 스웨덴 연안 바다에는 물 1m³당 평균적으로 플라스틱 입자 1만 개 정도가 나오며, 많게는 10만2천 개까지도 발견된다.

부화한 지 2주 정도가 지나자 각 수조에 담긴 농어 크기에 차이가 생겼다. 깨끗한 물이 담긴 1번 수조에 사는 새끼 농어의 길이는 9.17mm 정도였지만 플라스틱 입자가 들어있는 2번 수조의 농어는 길이가 평균 8.89mm였고, 더 많은 플라스틱 입자가 담긴 3번 수조에 사는 농어의 평균 길이는 8.35mm였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입자가 있는 물에 사는 농어의 크기가 더 작은 것에 대해 농어가 원래 먹이인 동물성 플랑크톤 대신 플라스틱 입자를 더 먹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마 물고기들이 많이 먹어야 하는 고에너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마치 건강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십 대들 처럼요." 연구진이 BBC에 한 말이다.

실제로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물에 사는 새끼 농어의 위 속에서는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2번 수조에 사는 물고기에서는 1~2개, 3번 수조에 사는 물고기에서는 7개 가량이 발견됐다.

플라스틱 입자를 먹은 새끼 유럽농어. Oona Lonnsted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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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농어의 치어.

게다가 플라스틱을 먹은 농어는 움직임이 무척 둔해지고 포식자의 냄새도 잘 맡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새끼 농어의 천적을 한 수조에 넣고 24시간 동안 기르자, 플라스틱을 먹지 않은 물고기는 66%가 생존한 반면 2번 수조에 살던 물고기는 절반만 남았다. 심지어 3번 수조에 살던 물고기는 16시간 만에 모두 먹혔다.

연구팀은 "최근 발트해에 플라스틱 오염이 늘어나며 유럽농어 같은 주요 어종의 수가 줄어드는데, 이번 연구에서 이에 대한 잠재적인 원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