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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청소업체가 '생리휴가'를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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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으니까 생리휴가를 신청하려면 폐경진단서를 제출하세요.”

전남 순천시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청소용역업체 ‘순천환경’은 지난 1일 여성 노동자 선아무개(52)씨와 전아무개(60)씨에게 ‘폐경진단검사’ 결과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보건휴가(생리휴가)를 신청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 환경미화원인 선씨와 전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2개월간 보건휴가를 매달 사용했다. 단체협약을 보면, “회사는 여성 조합원에게 월 1일 유급 보건휴가를 제공한다”(제31조)고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11월과 12월 임금협상 결렬로 노조가 파업을 단행한 직후 갑자기 회사는 보건휴가를 문제삼기 시작했다. 회사는 2015년 12월 공문을 보내 “(나이가 들어 생리현상이 없는 두 여성 노동자는) 보건휴가 사용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건휴가를 사용할 수 없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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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제73조는 “사용자는 여성 근로자가 청구하는 경우에는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유급 또는 무급으로)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임신이나 폐경 등으로 생리현상이 사라진 경우에 여성 노동자에게 생리휴가를 부여하지 않아도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단체협약에 근로기준법보다 노동자에게 유리한 조항이 있는 경우 단체협약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 순천환경의 경우 단체협약에 “여성 조합원에게 유급 보건휴가를 제공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사실상 모든 여성 노동자에게 부여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지난 4월 두 여성 노동자는 다시 보건휴가를 신청했다. 회사는 “생리가 있는 여성에게 부여되는 휴가”라며 반려 처분했다. 두 노동자는 보건휴가를 강행했다. 회사는 무단결근이라며 두 사람의 임금을 7만5천원씩 깎고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했다. 또 진료비를 지원할 테니 폐경진단 검사 결과표를 제출하라고 했다. 회사 쪽은 “얼마나 수치스러울지 알지만 유급으로 (보건휴가를) 지급하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기에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갑자기 보건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파업에 대한 사실상 보복”이라며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여성 노동자에게 폐경인지 아닌지를 증명하라는 요구는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며 “고용부는 정확히 사태를 파악해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여교사가 보건휴가를 사용할 때 폐경 여부 등을 담은 문진표를 작성·제출하도록 지시한 서울시내 일부 학교에 대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중단과 재발방지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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