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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시비가 붙은 작가 이우환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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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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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프랑스 파리 작업실에서 <한겨레>와 통화한 미술거장 이우환(80) 작가는 격앙된 기색이었다. 이날 오전 한국 경찰이 그의 작품으로 수년간 미술시장에 나돌다 압수된 작품 13점을 모두 가짜로 판정한 감정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그는 “작가에 대한 예의와 감정 절차의 상식을 팽개친 것”이라며 한국에 가면 회견을 열어 단호하게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연말 케이(K)옥션에 출품했다가 감정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 압수된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연작이 함께 위작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그는“말할 필요도 없이 내가 그린 진작”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열심히 제 작품들을 체크해왔는데, 그간 이상한 작품은 없었어요. 압수 작품은 귀국 뒤 꼭 보고 나서 입장을 밝히겠지만, 내 그림은 철학과 통찰이 녹아 있어 서예처럼 쓰는 것에 가까워요. 민화 등을 모작한 위조 솜씨로는, 제대로 베끼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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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진 케이옥션 출품작의 경우 가짜가 아니라고 그는 못박았다. 78년 그려진 이 작품은 농도를 달리하는 연속된 점들이 화면을 메운 장년기 대표작들 중 하나다. 작가한테 감정권한을 위임받은 화랑주 ㅅ씨가 경매 전 진작으로 판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내가 그렸음을 직감했어요. 도상이 동글동글한 느낌의 사각형인데, 그런 느낌 또한 붓터치에 따라 달라져요. 일률적으로 한 도상을 그대로 따서 그릴 수 없는 작품이에요.”

작가는 경찰이 자신에게 감정을 요청하지 않고, 전문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적 분석으로 감정 결론을 공표한 것도 “절차상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보였다. “서구에선 법보다 작가의 감정이 최우선입니다. 지난해 변호사를 통해 경찰 쪽에 압수품들을 보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경찰은 처음엔 보여주겠다고 하다가 불허 쪽으로 번복했어요. 작가를 못 믿어서 그런다는 건데, 그럼 누구를 믿을 수 있다는 건가요?”

그는 “작가가 위작 사실을 숨기려 한다는 등의 말을 퍼뜨리는 미술계 일부 인사들 의견들만 주로 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찰 발표에 앞서 가짜 판정 내용을 외부에 흘린 일부 전문가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귀국 시기를 묻자 3일 개막한 파리 현지 화랑 전시 등 유럽 일정들이 밀려 당장 돌아가지는 못한다면서 이달 27, 28일께 귀국할 생각이라고 했다. “위작을 숨겼다는 식으로 작가의 신뢰를 실추시키려는 국내 미술시장 등의 일부 인사들 탓에 일이 커졌다고 봐요. 해명을 해도 여전히 믿지 않을 것이기에 사태의 마무리도 빨리 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한겨레> 자료사진, 케이(K)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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