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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사태 27주년 촛불집회에 12만명의 홍콩시민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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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ANANMEN
Thousands of people take park in a candlelight vigil to mark the 27th anniversary of the crackdown of pro-democracy movement at Beijing's Tiananmen Square in 1989, at Victoria Park in Hong Kong June 4, 2016. REUTERS/Paul Yeung | Paul Yeung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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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안문 민주화 운동 27주년을 맞아 4일 밤 홍콩섬 빅토리아 공원 축구장을 가득 메운 홍콩 시민 12만여 명은 촛불을 든 채 '천안문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주최한 촛불 집회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저녁 코즈웨이베이역에서 빅토리아 공원까지 연결된 길은 집회에 참석하려는 인파로 넘쳐났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가을 총선을 앞둔 범민주파 정당들이 중국과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경쟁하듯 나눠주고 있었다.

천안문 사태 피해자 가족 지원 등을 위해 티셔츠 등 기념품을 판매하는 모습도 보였다.

행사장 곳곳에는 '민주 중국 건설', '일당 독재 중단', '학살 책임 추궁', '1989년 민주화 운동 명예 회복', '민주 인사 석방' 등이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천안문 시위 때 불렸던 노래 '중국의 꿈'(中國夢)과 '자유의 꽃'(自由花) 등이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와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민들은 행사 시작 전 공원에 설치된 천안문 시위 상징물 '민주여신상' 앞에 헌화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올렸다.

집회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으며 자녀를 데리고 온 이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섯 살 난 아들과 집회에 참여한 차이(蔡·38)모 씨는 "아이에게 27년 전 체제가 다른 한 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며 "홍콩인들이 천안문 사태를 잊으면 홍콩의 민주화 수준도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급진 지역주의 단체 회원 10여 명이 '홍콩 독립' 등 구호가 쓰인 깃발은 든 채 별도 집회를 열고 있었다.

일부 지역주의 단체 회원은 추모 집회 축하 공연이 열리는 무대 위로 난입해 "민주 중국 건설이 아니라 홍콩 독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외치다가 행사 진행 요원들에게 끌려나가기도 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6.4 천안문 운동을 재평가하라",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등 구호를 외쳤다.

행사는 희생자 추모를 위한 헌화와 성화 점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천안문 사태 때 딸을 잃은 탄수친(譚淑琴·77·여)은 이날 중국에서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중국 당국은 천안문 사태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진실을 숨기려고 애쓰고 있다"며 홍콩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촛불 집회를 열고 진실을 추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련회는 이날 집회 참가자 수를 약 12만5천 명으로 추산했다. 작년 13만5천 명보다 1만 명 줄어든 수준이다.

집회 참가자 수가 줄어든 것은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행사에 불참한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지련회 설립 회원 단체인 학련은 최근 지련회가 주장하는 '민주 중국 건설'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홍콩 자결' 등 내부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 지련회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홍콩대와 중문대 등 주요 대학 학생회는 이날 천안문 사태가 홍콩의 자결 등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는 포럼을 자체적으로 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뱁티스트(浸會)대 학생 차우(周·20·여)모씨는 "27년간 매년 촛불을 들고 중국 당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들은 체도 안했다"며 "헛된 구호를 외치기보다 홍콩의 중국화를 막기 위한 현실적 투쟁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앨버트 호(何俊仁) 지련회 주석은 연합뉴스에 "홍콩대 설문조사에서 젊은이의 70% 이상이 천안문 사태 재평가를 지지했고 60% 이상이 중국의 민주화를 지지했다"며 "일부 대학생 단체가 모든 젊은이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 주석은 "최근 몇년 간 촛불 집회에 1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것은 홍콩인들이 천안문 사태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1989년 천안문 시위 이듬 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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