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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이후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을 모두 적중시킨 사람이 있다.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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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HTMAN
Allan Lichtman of American University in Washington D.C. testifies during a Senate Redistricting Committee hearing on the proposed Illinois redistricting map, at the Illinois State Capitol in Springfield, Ill., Tuesday, May 24, 2011. (AP Photo/Seth Perlman)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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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부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해 한 번도 틀리지 않고 당선자들 알아맞힌 인물이 있다. 미국 아메리카대학교에서 정치역사학을 연구하고 있는 앨런 릭트먼(69) 교수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는 릭트먼 교수의 '족집게 비결' 등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릭트먼 교수가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은 무척 독특하다.

그는 여론조사를 거들떠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요 판단 근거로 거론되는 지역별 인구구성, 표심이 요동치는 주(州)의 동향도 아예 무시한다.

특히 예측 방식이 겉보기에 너무 단순해 처음 보는 사람들로서는 장난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그의 모델은 참, 거짓을 나눌 수 있는 13개 명제로 구성됐는데 참이 절반 이상이면 집권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놀랍게도 릭트먼 교수는 1981년에 개발한 이 모델로 1984년부터 2012년 대선까지 8차례 연속 대통령 당선인을 정확히 예측했다.

예언은 대선 1년 전이건 몇 달 전이건 명제의 참, 거짓이 확인되는 시점에 망설임 없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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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W.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 1988년, 10월13일. ⓒAP

이 모델의 위력은 1988년 대선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17% 포인트나 뒤졌을 때 그는 혼자 부시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당시 워싱턴 지역의 잡지 인터뷰를 보면 릭트먼 교수는 "여론조사, 전문가들 말은 신경 쓰지 말라"며 "부시가 이길 뿐만 아니라 아주 쉽게 이긴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선을 점친 전문가들은 공황에 빠졌으나 릭트먼 교수는 자기 모델에 확신을 품게 됐다.

그가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대선결과 예측 때 사용하는 13개 명제는 다음과 같다.

① 집권당이 중간선거 후에 그 전 중간선거 뒤보다 많은 하원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② 집권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심각한 경쟁이 없다.

③ 집권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다.

④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제3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없다.

⑤ 선거운동 기간이 경기침체기가 아니다.

⑥ 대통령 임기 내의 1인당 실질 경제 성장률이 앞선 두 임기의 평균 성장률과 비교할 때 같거나 높다.

⑦ 현재 행정부가 국가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⑧ 현재 대통령 임기에 지속된 사회 불안이 없다.

⑨ 현재 행정부가 주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⑩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실패를 겪지 않았다.

⑪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군사 정책에서 큰 성공을 쟁취했다.

⑫ 현재 집권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있거나 국민적 영웅이다.

⑬ 현재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

us election

릭트먼 교수는 이 같은 명제로 당선인을 가려내는 작업이 지진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고 WP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집권당의 세력 유지가 지반이 안정되려는 힘이라면 야당의 정권교체 조짐은 지반의 융기로 볼 수 있다고 비유했다.

실제로 그가 제시한 13개 명제는 모두 집권당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핵심요소다. 다시 말하면 거짓으로 판정되는 요소가 야당의 득세, 정권교체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릭트먼 교수는 "대선은 카터와 레이건, 공화당과 민주당,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다"며 "백악관을 쥐고 있는 정당과 이에 도전하는 정당의 대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대선이라는 것은 집권당이 잘하면 4년 더 기회를 주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쫓아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linton

여야의 세력 구도를 판정하는 릭트먼 교수의 13개 명제는 1860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의 대선을 모조리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추출된 변수들이다.

릭트먼 교수는 올해 대선결과는 아직 예측하지 않았다.

하원의석의 변화, 현직 대통령이 후보인지와 같은 명제는 이미 참, 거짓이 자동으로 드러난 상황이지만 아직 판정하기 애매한 변수가 몇 가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릭트먼 교수는 집권당 후보 경선에 심각한 경쟁이 있느냐는 점을 아직 판정이 애매한 명제로 첫손에 꼽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분명히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제치고 민주당 후보가 될 것임은 분명해보이지만 과연 심각한 경쟁이 없다고 판정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인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경선을 완주할 것으로 보이며 열성적 지지자들을 끌고 다니며 클린턴 전 장관의 정책비전 설정에 적지 않은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obama sunglasses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군사 정책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도 판정이 애매한 부분이다.

이란과의 핵 합의나 근본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은 시각에 따라 성패가 주관적으로 갈릴 수 있는 핵심사안이다.

릭트먼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이 같은 자신의 정책을 얼마나 호소력 있게 성공으로 포장하느냐에 따라 참, 거짓이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화당에서 나중에 다른 후보가 튀어나올 가능성을 묻는 명제도 아직 판정이 이르다.

기존 정치권의 중력을 무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실상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어떻게 비칠까.

trump

트럼프의 돌풍은 아예 변수로 계산되지도 않았다.

그나마 해당되는 부분은 마지막 13번 '야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없거나 국민적 영웅이 아니다'라는 명제였다.

릭트먼 교수는 "카리스마를 따질 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율리시스 그랜트 같은 사람이 국민적 영웅"이라며 "트럼프는 이런 부류에 끼지 못한다"고 판정했다.

그는 "트럼프가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그랜트, 아이젠하워처럼 남북전쟁,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것처럼 볼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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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흡사한 미국 정치인 가면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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