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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업무 전 음주로 적발된 코레일 직원은 7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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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탈선은 올해 유난히 빈발했다. 2월 대구 시설작업 차량이 선로를 벗어난 것을 시작으로 무려 6건이나 발생했다.

4월 율촌역 무궁화호 탈선 당시 기관사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것을 제외하면 인명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전동열차에 보통 수백 명이 탑승한다는 점에서 자칫하면 대형참사를 부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탈선사고 중 2건이 기관사 과실로 추정돼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술에 취한 기관사가 열차 운행을 시도하는 사례가 매년 적발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 음주 기관사들 '아찔한 운행' 시도

술에 취한 직원들이 열차에서 근무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열차 안전을 책임진 기관사 음주가 가장 많다. 이런 기관사가 운행하는 열차에 타는 승객 안전은 매우 위태로워진다. 고속으로 달리다 술기운을 이기지 못해 졸거나 기기를 잘못 만지면 사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KTX 열차에는 한꺼번에 최대 1천200명이 탑승한다.

코레일이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기강 문란 실태를 자세히 알 수 있다. 2010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업무 전 음주로 76명이 들켰다.

기관사가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관리원 15명, 역무원 11명, 전동차 승무원과 여객전무, 전기원이 각각 6명이었다. 시설관리원 5명, 부기관사 3명, 관제사와 건축원 각각 2명, 로컬관제원 1명도 음주 사실이 적발됐다. 고속질주하는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부터 지상안전요원까지 술에 취한 것이다.

승객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인데도 징계는 '솜방망이'다.

퇴직(3명), 해임(1명), 정직(4명), 감봉(9명)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은 17명에 그쳤다. 나머지 55명은 견책, 경고, 주의, 당일 업무배제 등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이 의원은 "승객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맡은 기관사가 가장 많이 적발돼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며 "음주자 징계기준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뇌물수수, 성희롱 등 비리도 속출

지난해 코레일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기강 문란뿐만 아니라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

직원 A씨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정기승차권 30장(1천359만원 상당)을 빼돌려 착복했다.

B씨는 협력업체에서 장기간 뇌물을 받다가 꼬리가 밟혔다. 2008년 4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철도차량 부품업체가 동생 유학비 4천750만원을 대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절도 행각도 있었다.

C씨는 2012년 11월 무궁화 열차 객실에 들어가 145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가 들켰다.

휴대전화에 정신이 팔려 사고를 낸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기관사가 열차운전 중 카카오톡을 하다가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출발했다가 사고를 냈다.

코레일 측에 약자인 여성들에게 '갑질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역사 편의점 여직원에게 외국 여성의 나체사진을 보여주고서 야한 농담을 한 직원이 있었으나 견책에 그쳤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소용역 여직원에게 문자메시지 200여 통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금품수수와 위규 열차운전, 성희롱 등 코레일 비리와 기강해이가 근절되기는커녕 되레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88명에서 2014년 138명으로 36.2%나 증가했고, 지난해도 7월 말까지 105명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직무태만이 1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열차 위규 운전 52명, 품위유지의무 위반 22명, 도박 17명, 근무 전후 음주 24건이다.

징계는 견책이 139명으로 42.0%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감봉 119명(36.0%), 정직 50명(15.1%), 해임 13명(3.9%), 파면 10명(3.0%)의 순이었다.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62) 대표는 27일 "코레일 사장의 오랜 공석이 전반적인 기강해이로 이어진 것 같다"며 "코레일을 포함한 공기업 직원들의 근무 기강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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