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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바 표지 때문에 독일에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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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극우 반이민 단체가 유명 초콜릿 포장지 모델이 백인 어린이에서 아프리카와 중동계 어린이 사진으로 바뀌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들이 비난한 유색인 어린이 모델은 독일에서 태어나 각급 연령대 대표팀을 지낸 뒤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축구 국가대표 간판스타의 어릴 적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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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보덴제 지부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중동계와 아프리카계 어린이 얼굴이 사용된 '킨더 초콜릿바' 제품 사진을 올렸다.

킨더 초콜릿바는 이탈리아 제과업체 페레로의 제품으로 여느 마트에서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페레로는 다음 달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를 앞두고 마케팅 차원에서 독일축구 국가대표 선수의 어릴 적 사진을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다.

페기다는 사진과 함께 "도대체 멈출 줄을 모르네요. 저런 제품이 정말 팔릴 수 있을 거라 보는 건가요? 그냥 장난으로 만든 걸까요?"라는 글을 적었다.

전통적으로 쓰인 푸른 눈의 금발 백인 어린이 얼굴 대신 유색인 어린이 모델로 교체됐다며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자 이 게시물 아래엔 "저들이 쓰레기 같은 상황을 정상으로 받아들이도록 우리를 속이고 있다, 불쌍한 독일", "진짜 저런 걸 만들었다면, 나는 더는 사지 않겠어" 같은 저주의 동조 글들이 숱하게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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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난을 들어야 했던 표지 모델은 바로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25)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제롬 보아텡(27)이었다.

귄도간은 터키계로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태어났고, 보아텡은 독일인 어머니와 가나인 아버지를 둔 베를린 태생이다. 특히 보아텡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뛰며 독일의 역대 네 번째 우승에 이바지했다.

많은 축구 전문매체들은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맨 오브 더 매치'(최우수선수)로 철벽같은 수비력으로 무실점을 일궈낸 보아텡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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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을 올린 페기다 지부는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페기다 지지자들은 이민자 출신 유색인이 국가대표라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페기다 지지자들은 "이들이 '디 만샤프트'(독일어로 팀이란 뜻으로 팀워크를 강조하는 독일팀을 일컬을 때 사용하기도 함)라고? 이제 국가다운 건 아무것도 없는데"라거나, "그들은 검투사들, 그러니까 노예들이다. 신념에 따라 독일을 위해 뛰는 게 아니라 돈만 볼 뿐"이라고 반응했다.

페기다의 킨더바 게시물이 독일 안팎의 언론에 소개되자 온라인에선 강도 높은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페레로 역시도 페이스북 페이지에 "우리 회사는 모든 외국인혐오와 차별로부터 명백하게 거리를 두고자 한다"고 했고, 독일축구협회(DFB)는 "천박하다"라는 성명서로 강한 유감을 전했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DFB 회장은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은 성공적인 융합을 보여준 최고의 사례 중 하나"라며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도 그런 이유로 국가대표팀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우승한 2014년 월드컵 때 국가대표 선수 23명 중 6명이 이민자 배경을 가졌다. 그 중엔 보아텡 외에 '손님노동자'로 독일사회에 정착한 터키 조부모를 가진 메주트 외칠이 있고 튀니지 출신의 사미 케디라가 있다. 또 골잡이로 유명한 미로슬로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는 폴란드계이며, 슈코드란 무스타피는 알바니아계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고 페기다 지도자들도 거리를 뒀다.

페기다 창립자인 루츠 바흐만은 한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초콜릿바 포장에 대한 언급이 "터무니없고 멍청하다"고 말했다.

이 언론은 문제의 게시물을 올린 페기다 보덴제 지부가 페기다의 공식 지부가 아니며 페기다의 이름을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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