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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와이브로 '에그'가 갑자기 먹통된 황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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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용자가 적다는 이유로 지역의 와이브로(Wibro·휴대인터넷) 중계기를 예고 없이 껐다가 고객 불만이 접수되고서야 원상복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에 사는 회사원 A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집에서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하던 중 갑자기 신호가 안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통신사인 KT에 전화했지만 월요일인 23일이 돼서야 담당 직원과 연결이 됐다. 돌아온 대답은 당혹스러웠다.

"이용자도 별로 없고 수익성도 낮아서 지역의 중계기 전원을 껐다가 민원이 들어와 다시 켰다"는 설명이었다.

A 씨는 "근처에 사는 친구도 며칠 전부터 와이브로가 안 돼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며 "천재지변도 아니고, 돈 내고 멀쩡히 사용하는 고객이 있는데 예고도 없이 중계기 전원을 끄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처음부터 중계기 이상을 의심하며 조목조목 따지니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던 A 씨는 "내 친구처럼 단순히 기기 이상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고객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KT는 해당 지역에서만 벌어진 일회성 사고라고 선을 그었다.

KT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사용량과 가입자 이용 패턴을 고려해 와이브로 중계기를 재배치하는 과정에 발생한 일"이라며 "고객 불편이 접수돼 즉시 원상복구했고, 앞으로 이용 고객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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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와 3G 등 LTE에 밀린 기존 서비스 이용자의 불편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제한된 주파수를 이용하는 까닭에 이용자가 줄면 통신품질이 향상돼야 하지만, 와이브로와 3G는 가입자의 감소에도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는 2012년 말 105만 명에서 2013년 98만 명, 2014년 86만 명, 2015년에는 77만 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총 75만 명인데, KT 66만 명, SK텔레콤 9만 명이다.

3G 가입자 수 역시 2012년 말 2천706만 명에서 꾸준히 줄어 지난해 1천254만 명까지 떨어졌다.

가입자의 감소는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론상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는 게 맞지만, 이들 서비스의 통신품질은 오히려 하락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와이브로의 다운로드 속도는 2014년 6.8Mbps에서 지난해 5.9Mbps로 떨어졌고, 업로드 속도도 2.6Mbps에서 2.34Mbps로 줄었다. 3G 업로드 속도는 1.9Mbps로 2014년과 같았지만, 다운로드 속도는 5.1Mbps에서 4.75Mbps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일부 주파수 대역의 변화와 함께 통신사의 소홀한 서비스 관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신업계는 매년 수천억 원을 네트워크 유지보수에 쓰고 있다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3G의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은 2만 원대로 3만 원대 중반인 LTE보다 낮다.

와이브로의 경우, LTE보다 데이터 요금이 싼 데다 주파수 효율성까지 떨어져 이동통신사 입장에선 남는 게 없는 장사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인 2.3㎓ 대역에서 각각 30㎒ 폭, 27㎒ 폭을 사용하고 있다. 60㎒ 폭에 가까운 주파수가 100만 명이 채 안 되는 가입자에게 할당된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유지보수를 소홀히 하는 것은 기업의 고객 보호 의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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