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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폭주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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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elect Rodrigo "Digong" Duterte speaks during a news conference in his hometown Davao City in southern Philippines, May 16, 2016. REUTERS/Rene Lumawag FOR EDITORIAL USE ONLY. NO RESALES. NO ARCHIVE. | Stringer .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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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지만 어쨌거나 계속해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잠시 온순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막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GM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최근 필리핀 가톨릭계가 위선적인 데다가 부패했고 인구 급증에도 책임이 있다며 '매춘부의 아들'이라고 비난했다. 피임을 반대하는 가톨릭계 때문에 인구가 너무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가족계획을 위해 '세 자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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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시절(2001∼2010년) 빈곤층은 굶주리고 약도 없는데 주교들은 정부에 고급 차량을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톨릭계는 아로요 정부 때 자선 활동에 필요한 차량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두테르테 당선인의 반감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대선 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후보를 거부하라고 유권자에게 촉구, 사실상 반 두테르테 편에 섰다. 필리핀에서는 전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일 정도로 가톨릭계의 영향력이 크다.

두테르테는 작년 1월 교황의 필리핀 방문 때 도로 통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지자 교황을 향해 욕설을 했고, 대통령 당선 뒤 이를 사과했다. 그러나 다시 가톨릭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걸 보니 가톨릭과 두테르테의 승부는 계속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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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두테르테 당선인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유해를 마닐라 '영웅묘지'에 안장하는 것을 승인하겠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유해는 미라 형태로 필리핀 일로코스 노르테 주의 고향 마을에 안장돼 있다. 그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영웅이 아니라 군인이었기 때문에 승인할 것"이라며 "국민이 가진 증오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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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형태로 안장된 마르코스와 그를 지켜보는 이멜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박정희, 리콴유와 함께 아시아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독재자로, 1965년 당선된 뒤 장기 집권을 위해 1972년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는 1986년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두테르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마르코스 독재 치하 피해자들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영웅이 아니다"며 "영웅묘지에 그의 유해를 매장하는 것은 계엄령 시절 행한 모든 범죄를 덮어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전 대통령이자 군인으로서 법에 따른 아버지의 권리"라며 두테르테 당선인의 결정을 환영했다.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두테르테 당선인은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필리핀, 흥미진진하거나, 무시무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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