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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직후 정부직 제한' 유엔 결의는 반기문 대선출마를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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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 KI MOON
United Nations Secretary General Ban Ki-moon holds a joint news conference with Swedish Prime Minister Stefan Lofven (not pictured) at the Swedish Government headquarters Rosenbad in Stockholm, Sweden, March 30, 2016. REUTERS/Maja Suslin/TT News Agency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FOR EDITORIAL USE ONLY. NOT FOR SALE FOR MARKETING OR ADVERTISING CAMPAIGNS. THIS PICTURE IS DISTRIBUTED EXACTLY AS RECEIVED BY REUTERS, AS A SERVICE TO CLIENTS. SWEDEN OUT. NO COMM | TT News Agency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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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은 가운데, 유엔이 유엔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 정부직 진출을 제한하는 결의를 공식 채택해둔 사실이 확인됐다. 반 총장이 올 연말 임기를 마친 뒤 실제 대선에 뛰어들 경우 처신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나라 안팎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23일 <한겨레>가 확인해보니, 유엔은 창설 직후인 1946년 1월24일 제1차 총회에서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immediately on retirement)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정부)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should refrain from accepting)”는 권고를 담은 ‘결의 11(Ⅰ)호’(PDF)를 채택했다.

유엔은 결의 11호에 이런 내용을 명시한 이유로 “사무총장은 많은 (유엔 회원국) 정부의 기밀을 공유하는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사무총장이 보유한 이런 기밀 정보가 많은 정부를 당혹스럽게 할 수 있는 상황(his confidential information might be a source of embarrassment to other Members)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재임 중 유엔 회원국의 내밀한 정보를 다수 취득하는 만큼,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특정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결의의 취지에 비춰, “퇴임 직후” 사무총장이 피해야 할 “정부직”(any govermental position)은 좁게는 ‘임명직’, 넓게는 ‘선출직’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ban ki moon

유엔 총회 결의 11(Ⅰ)호는 유엔 헌장에 ‘수석행정직원’(헌장 97조)인 사무총장의 임기·보수 규정 등이 명시되지 않은 데 따른 보충적 결의의 성격을 지닌다. 이 결의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가 관련 규정을 수정할 수 있다”(4항a)고 단서를 달았으나, 지금껏 이 결의 내용 가운데 사무총장 보수 규정의 조정 정도를 빼고는 폐기되거나 대체된 바 없어 여전히 유효한 결의로 볼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엔 총회 결의는 국제관습법으로 간주되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존중해야 할 관행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가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지금껏 단 한 번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명확하게 밝힌 바 없다. 반 총장은 25~30일 방한해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경주), 제주포럼(제주), 로터리국제회의(일산)에 참석해 연설·기자회견 등을 할 예정이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인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31일까지다.

ban ki moon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인도지원정상회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역대 사무총장의 퇴임 이후 행적에 비춰볼 때, 유엔 총회 결의 11(Ⅰ)호는 엄격하게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죽은 문서’ 취급을 받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 이전 1~7대 사무총장은 대체로 퇴임 뒤 독립·비영리 재단을 이끌거나 유엔 특사로 활동(7대 코피 아난)하거나, 초국적·초정파적 국제기관 등에서 일하는 등(6대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3대 우 탄트) ‘정파적 행위’를 피해왔다. 퇴임 뒤 대선에 뛰어들거나 정부직을 맡은 이도 있다. 다만 4~5년의 휴지기를 거쳤다. 4대 사무총장 쿠르트 발트하임은 퇴임 5년 뒤인 1986년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을 맡기 전에도 대선에 출마했다 패배한 이력이 있다. 5대 사무총장 하비에르 페레스 데케야르는 퇴임 4년 뒤인 1994년 페루 대선에 나섰다 패배했고 2000~2001년 페루 총리를 지냈다. 초대 사무총장 트뤼그베 리는 퇴임 4년 뒤부터 노르웨이 오슬로와 아케르스후스 주지사, 산업장관 등을 지냈다.

한편, 반 총장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방한 기간 동안 내외신 언론과도 공식·비공식으로 접촉할 계획이어서, 총장 임기 뒤 정치 행보 등에 함구해온 그의 입이 열릴지 주목된다. 이번 방문은 올해 말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반 총장의 임기 중 마지막 방한이기도 하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중간에 26~27일 일본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걸 제외하면 국내에 4박6일간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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