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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로 페라리 들이받은 부부 사건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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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RARI BENTLEY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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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의심스러웠다.

자정이 넘었는데도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신혼 3개월. 결혼 뒤에도 남편의 술자리는 잦았다. 남편을 타박해 술을 마시지 않기로 약속을 받아냈지만 공수표였다. 아내는 외도를 의심했다.‘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거 아냐?’

화가 난 아내는 친구를 불러냈다. 청담동 집 근처에서 양주를 마셨다. 새벽 4시가 되도록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폭발했다. 술에 취한 상태로 남편이 사준 벤틀리 컨티넨탈GT(약 3억원)에 시동을 걸었다.

한동안 거리를 돌아다녔다. 역삼동 쪽에 이르렀을 때쯤, 유흥업소가 빽빽이 들어선 골목에서 남편의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약 5억원)이 빠져나왔다. 역삼역 2번 출구와 7번 출구 사이 교차로에 이르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내는 남편의 페라리를 향해 돌진했다. 벤틀리가 페라리를 들이받았다. 페라리는 앞에 서 있던 택시에 부딪혔다. 아내와 남편은 차에서 내려 싸우기 시작했다. 반파된 페라리는 나중에 수리비만 3억원이 나왔다.

차에서 내려 싸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택시기사 김아무개(46)씨는 아내 이아무개(30)씨가 일부러 낸 사고인 것을 알게 됐다. 같이 조사받으러 간 경찰서에서 택시기사는 남편 박아무개(38)씨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다. 살인미수다. 다른 사람은 비슷한 일로 1억원을 받았다고 하더라. 나는 3천만원은 받아야겠다” 만약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경찰에 살인미수 사건으로 걸고 들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겁을 줬다. 박씨는 결국 합의금 2천만원, 병원비와 수리비로 700만원을 택시기사에게 넘겼다.

부부싸움으로 수억원대 외제차를 박살낸 이 사건은 곧 언론에 보도돼 세간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특히 부부의 직업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렸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선 자신의 직업이 중고차 매매상이라고 말했지만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것이 밝혀졌다. 이후 언론을 통해 남편 박씨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지인들과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를 관리한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도 부부의 탈세 혐의를 조사해보겠다고 나섰다.

사건이 난지 1년이 다되가던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특수재물손괴·특수폭행·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아내 이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갈혐의로 함께 기소된 택시운전자 김씨에겐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이 판사는 “이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를 초과하는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했고, 남편에 대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채 자칫 생명이나 신체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면서도 “남편이 아내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택시기사 김씨에겐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넘는 협박 수단을 사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금품을 교부받은 것으로서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벌금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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