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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첫 여성총통 취임, 그러나 밝지만은 않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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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AI
FILE - In this Jan. 16, 2016, file photo, Taiwan's Democratic Progressive Party, DPP, presidential candidate Tsai Ing-wen thanks supporters as she celebrates winning the presidential election in Taipei, Taiwan. When Taiwan inaugurates Tsai Ing-wen as the self-ruled island’s first female president Friday, she’ll confront major challenges including navigating increasingly fractious relations with Beijing and rejuvenating the flagging economy. (AP Photo/Wally Santana, File)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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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이 20일 총통에 취임했다.

대만의 첫 여성총통이자 당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이래 중화권 최초의 여성 통치자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대만 역사상 세 번째 정권교체로 민진당으로서는 8년만의 재집권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 국립정치대 법학 교수를 지내다 2000년 대륙위원회 주임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입법위원, 행정원 부원장을 거쳐 2008년 민진당 주석에 오른 뒤 지난 1월 대선에서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후보를 누르고 압승했다.

'하나의 중국' 수용할까

최대 관심은 차이 총통이 이날 취임연설에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언급할지 여부다. 양안관계의 향방이 여기에 달려있다.

중국은 대만 새 정부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근간인 '92공식'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해왔지만, 대만독립 성향의 민진당과 차이 총통은 마잉주 정부의 친중정책과는 선을 긋고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양안관계의 현상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대만 언론은 차이 총통이 취임사에서 92공식을 인정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대만독립을 명기해놓은 민진당 강령에 어긋나는데다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의 뜻과 배치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온건한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차이 총통은 1992년 양안 당국자 간의 회담이 있었던 역사적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방식으로 양안관계의 긴장을 피해 나가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중국이 이를 어떻게 보고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간 중국은 차이 총통의 취임을 앞두고 주요 당국자와 관영매체를 통해 '하나의 중국'을 수용하라며 압박공세를 펼쳐왔다.

성장률 0.8%... 경제 살릴 수 있을까

한국, 싱가포르,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龍)'이라 불리며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대만의 경제는 급전직하 추세다. 네 마리 용 중에서도 대만의 지난해 성장률은 0.8%로 한국(2.6%), 싱가포르(2.0%), 홍콩(2.4%)보다 크게 뒤처졌다.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분기 0.80%, 4분기 0.52% 각각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0.84% 감소했다.

예상치보다 실적이 부진한 것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대만의 수출이 계속 급감한 영향이 컸다. 대만의 수출은 지난 10개월간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차이 총통이 취임한 이후에도 대만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는 아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만의 교역 구조에서 중국이 이미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 기조가 크게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 현재 대만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6%에 이르며 중국행 물량이 대부분인 대(對) 홍콩 수출 물량까지 포함하면 40%로 치솟는다.

친중정책의 유일한 성과로 꼽히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대만 방문도 감소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3월 36만3천878명으로 전월보다 10%가량 줄었고 중국의 단체관광 축소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방식을 내수주도형으로 바꾸고 있으나 인구가 2천300만 명으로 많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중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닐뿐더러 국가지위 인정 문제 및 중국과의 관계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실질적 제한이 있는 대만 입장에서 급격한 경제노선 변화는 어려운 처지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30대 청년층의 낮은 소득수준은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맞물려 정치·사회적인 갈등요소가 됐다. 이들은 법정 최저임금(2만8대만달러·73만원)보다 조금 높은 2만2천대만달러(80만원)를 평균 초임으로 받는다고 해 '22K세대'로 불린다.

최근엔 중국 블루칼라의 월평균 임금이 4천500위안(82만원)으로 '22K 세대'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대만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대만의 20대 청년 실업률은 12%대까지 급등한 상태다. 전체 실업률이 4%대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대만 청년들의 상실감이 이해가 갈 만하다.

차이 신임 총통이 이끌 새 정부는 이런 암담한 현실을 뚫어낼 돌파구를 강구하고 있지만 서민경제 안정, 수출 활성화, 중국 의존도 해소 등을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회복 등 대외환경의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대만 신정부의 경제살리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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