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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철거를 중단시킨 박원순 시장을 바라보는 3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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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습니다. 제가 손해배상 소송당해도 좋아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 재개발현장(‘옥바라지 골목’)을 찾은 박원순 시장이 남긴 이 한 마디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철거작업은 중단됐고, 박 시장의 말은 글과 영상으로 퍼졌다. ‘이게 바로 박원순의 리더십!’이라는 글도 있고, “월권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선 1 : 역시 박원순 시장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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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발언이 화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장면이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유력 정치지도자가 철거현장에 나타나 철거민들의 편에서 말하는 모습.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오마이뉴스에는 “박 시장은 권위를 덜어낸 소통의 리더십, 민주적인 리더십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한 시민기자의 글이 실렸다. 내용 중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박 시장의 철거 중단 선언이 갖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그의 행동에는 자본과 개발 논리에 짓눌린 약자에 대한 배려가 녹아 있기 때문이며, 대립과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절차적 과정의 중요성이 함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5월18일)

CBS노컷뉴스 조기선 기자는 박 시장의 리더십을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의 그것과 비교하며 “소통”과 “공감”, “결단” 등의 이름을 붙였다.

박 시장의 철거 중단 선언에는 철거 대상이 된 옥바라지 골목 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감의 리더십이 깔려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세월호 유족들의 손을 잡고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는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박 대통령의 외면의 리더십과 역시 좋은 대조가 된다. (CBS노컷뉴스 5월18일)


시선 2 : 박원순 시장이 법을 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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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반대의 시선도 존재한다. 박원순 시장의 ‘돌출행동’은 “위법행위”라는 것. 재개발조합과 종로구청은 이렇게 본다. 근거는 최근 나온 법원의 판결이다.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시장이 개입하는 건 월권행위라는 것.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의 재개발사업조합은 주민들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내 최근 승소했다. 주민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하라고 요구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이달 4일 보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이날 강제집행에 나섰다.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5월17일)

하지만 조합과 지자체인 종로구는 반발했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법원이 명도소송 승소 판결을 내렸고 자진퇴거를 요청하는 예고장을 보내는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해 왔다"며 "박 시장의 행동은 위법 행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입자를 포함해 335가구 중 현재 2가구가 이주를 반대하고 있다"며 "매월 사업 이자 비용만 2억원이 드는데 이번 공사 중단으로 전체 조합원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머니투데이 5월18일)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서울시는 17일 낸 “서울시 입장” 자료에서 법을 어기겠다는 게 아니라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뜻일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마련한 강제철거 예방 대책에 따라 재개발조합과 가옥주, 세입자, 공무원 등이 함께 하는 ‘사전협의체’를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것.

금번 무악2지구 역시 사전협의체를 5번 중 3번 개최한 상황이었음. 서울시는 합의 없는 강제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철거유예공문 또한 종로구청에 4차례, 롯데건설에 한 차례 보냈고, 종로구부구청장, 조합장 3회의 면담 및 롯데건설 본사 방문도 실시한 바 있음.

금일 현장에서 박원순 시장이 발언한 내용은 재개발 사업의 절차와 권한에 대해 관계법에서 정한 절차를 넘거나 위반하는 차원이 아니라 합의 없는 강제철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서울시의 도시개발 원칙을 재천명한 것으로, 향후 이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임. (서울시 보도자료, 5월17일)

그러나 종로구 관계자는 서울시의 이런 행정지침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닌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며 “법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시선 3 : 서울시는 왜 이제야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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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은 재개발 관련 행정절차가 거의 마무리된 곳이다. 재개발조합은 2014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재개발사업의 최종 행정절차에 해당하는 관리처분인가도 나왔다. 조합 측이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간 것도 예정된 일이었다.

조합 측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도 조합이 이겼다. 행정적으로나 법적으로, 철거를 막을 근거는 이미 사라진 셈이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서울시가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3월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주민 최은아(49)씨는 이렇게 말한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골목을 완전히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이 아니라 골목을 보존해 게스트하우스촌으로 만드는 등의 도시재생 사업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최씨는 “종로구청의 관리처분인가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4월 박원순 시장을 만나 도시재생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보존할 만한 건축이나 관련 자료가 없어 재개발 반대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향신문 3월4일)

2년 전 한겨레에는 서울시의 ‘사전협의체’가 무성의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세입자의 말이 보도됐다.

세입자들은 사전협의체 운영이 형식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린다. 돈의문 뉴타운 1구역에서 17년째 ‘엘피바’를 운영해온 성인표씨는 “구청 공무원이 사전협의체에 참석하긴 하지만 ‘옵서버’처럼 참관만 한다. 서울시에 진정서를 내면 시는 구청을 통해 조합에 보낸다. 시와 구가 문제 해결을 서로 미루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겨레 2014년 8월21일)

노동당서울시당은 박 시장의 방문이 있기 전인 17일 오전, “종로구와 서울시의 수수방관은 도가 지나쳤다”며 “박원순식 도시재생 정책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가 뒤늦게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재개발 인허가 절차가 끝난 상황에서 철거작업을 중단한 것은 조합원 재산권을 제한하는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승인을 내준 서울시가 철거작업 중단에 힘을 실어주면서 분쟁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악2재개발 조합은 사업 진행과정에서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냈다. 법원은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도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인정한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재개발 행정절차와 명도소송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박 시장이 개입한 것은 무리한 감이 있다"며 "사업지연에 따른 손실이 조합원에게 전가된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1 5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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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엇갈리지만,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그동안 서울 곳곳의 재개발·철거 지역에서 수없이 많은 분쟁이 있었고, 거의 모든 경우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것으로 마무리 됐으며, ‘옥바라지 골목’ 말고도 분쟁은 어디에서든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이 업무를 시작한 이후, 그동안 은평구 녹번동, 용산구 동자동, 중구 순화동, 금천구 가산동, 종로구 돈의문 인근 등에서 철거와 강제퇴거는 반복됐다.

이건 한 번의 '정치력' 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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