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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범인이 '조현병 환자'이기 때문에 '여성혐오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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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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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벽 1시, 서울 강남역 부근의 공중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34세 김모 씨는 16일 오후 11시 42분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해당 건물에 미리 숨어 있었으며 공용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온 여성 A씨를 준비해둔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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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김모 씨

그리고 김 씨가 붙잡힌 지 약 이틀 만에 경찰은 '여성 혐오 살인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여성혐오 살인이 아니라'는 판단의 근거는 피의자가 평소 앓고 있었다는 '조현병'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의 주장은 이렇다.

"피의자가 심각한 수준의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는 만큼 이번 범행의 동기가 여성 혐오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신질환에 의한 범행이라는 게)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기초로 판단한 경찰의 공식 입장이다"

경찰은 김 씨가 정신질환으로 4차례 입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씨는 올해 1월 초 퇴원 당시 주치의로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3월말 가출한 이후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뉴시스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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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 등을 볼 때 '여성혐오' 살인의 성격이 짙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법학자 홍성수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성혐오 범죄로 보는 것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어떤 나라에 이민을 갔는데 오로지 '한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가하는 범죄가 빈발하는 상황을 가정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그 나라에서 살만할 것 같다고 생각하신다면, '오버'하지 말라고 말할 자신이 있다면, 이 문제도 심각하게 안보시겠죠."

프로파일러였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도 "(현 시점에서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도 "낯 모르는, 관계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계획적인 범행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혐오 범죄에 무게를 둔다. 특히 여성혐오가 범죄 원인일 것이라는 세인들의 인식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직접적인 혐오 범죄로 볼 순 없지만, 무의식에 각인된 혐오로 인한 범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 개인이 여성 혐오감을 느끼고 살인했는지보다는 사람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도 했다. 왜 여성혐오 범죄로 받아들이고서 이슈화했는지 그 맥락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연합뉴스 5월 19일)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정경주 활동가는 “이번 사건은 정신병력이 있는 한 사람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며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폭력이 사회적으로 허용되고 만연한 상황에서 여성혐오가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여성신문 5월 19일)

한편, 경찰은 19일 오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1시간 반 가량 피의자 김씨를 심층 면담하며 심리상태를 분석했으며 내일(20일) 한 차례 더 김씨를 면담할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한다.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오전 3시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으며, 구속 여부는 오늘 저녁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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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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