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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일본의 '료칸'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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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일본 유명 온천지대의 오래된 여관이나 호텔을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매매 자체가 조용히 이뤄지는 데다 소유주가 바뀐 후에도 종업원들이 그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 사람들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작년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 돌파와 함께 관광지가 북적이고 있지만, 뒤에서는 온천지대의 여관과 호텔의 소유주가 외국인으로 바뀌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광입국'에 열을 올리는 데 비해 여관과 호텔 경영자들은 경영난과 후계자 부족으로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한 중국인 남성이 온천지역의 여관과 호텔 매매를 중계하는 도쿄(東京)의 호텔·여관경영연구소를 찾아왔다. 이 남성은 상하이(上海)에서 호텔 몇 개를 경영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4시간에 걸친 상담이 진행된 후 이 중국인은 "지금 서명하자"며 여관 3개를 10억 엔(약 108억 원)에 구입하는 계약서에 즉석에서 사인했다. 그리고는 "구체적인 협의를 하러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호텔·여관 경영연구소 대표 쓰지 유지(辻右資)는 "처음부터 살 작정을 하고 온 사람은 가격을 깎는 일도 없이 그 자리에서 결정한다"고 전했다.

이 중국인도 값을 깎자는 이야기는 없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이 여관부지는 증축이 가능하냐"거나 "운영은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최대 관심사는 투자에 대한 리턴(이익)이 어느 정도냐였다. 이남성은 가나자와(金澤), 하코네(箱根)등지에 흩어져 있는 소개받은 물건 5곳을 6박 7일간 직접 둘러본 후 사무실을다시 방문했다.

물건당 가격은 모두 3억엔(약 32억원) 이상. 이 중에는 고급여관으로 유명한 간토(關東) 근교의 오래된 여관도 있었다. "모두 기업이나 개인 소유지만 오너가 늙어 뒤를 이을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나온 물건"들이었다.

외국인의 여관과 호텔 인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확실한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일이 드문데다가 숙박객도 모르는 사이에 오너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영자가 바뀌어도 종업원은 그대로 일하는경우가 많다.

부동산 싱크 탱크인 도시미래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알려진 외국기업의 일본 여관·호텔 매매건수만도 작년에 46건으로 전년 대비 2.7배에 달했다. 연구소측은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대도시의 여관과 호텔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고 객실단가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높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인뿐만 아니라 대만, 싱가포르 투자가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 물건의 개요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후 자료를 본 투자가가 마음에 들면 직접 현지를 둘러본 후 투자를 결정한다. 얼핏 가격상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을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을 고객으로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은 도쿄, 오사카(大阪), 후지산(富士山) 등 이른바 '골든 루트'지만 이들 지역 대도시에서는 호텔 부족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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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사가(佐賀)현 우레시노(嬉野) 온천공원.

2014년 오사카 지역에 있는 온천호텔 매각 경매에는 3명이 참가했는데 모두 중국인이었다. 오사카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객실 35개짜리로 지은 지 40년 이상 지난 노후 호텔이었다. 호텔을 재건축하지 않으면 경영이 어려웠지만 재건축에 최소한 1억 엔(약 10억8천만 원)이 필요해 호텔을 관리하던 부동산회사는 매각을 결정했다. 물건 자체의 매력은 별로 없었지만 '골든 루트'에 자리한 덕분에 1억5천만 엔(약 16억 원)에 일본 전문 중국여행사 사장에게 팔렸다.

판매 직후 이 호텔은 일변했다. 숙박유치 타겟을 중국인으로 좁힌 것. 방마다 따로 차려주던 아침 식사는 바이킹식으로 바뀌고 연회장으로 쓰던 대응접실은 객실로 개조됐다. 가족 단위 손님의 주차장이던 공간에는 대형 관광버스가 들어찼다. 일본인 투숙객은 자취를 감췄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인의 여관투자는 반드시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일본 유명 온천지의 여관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또 한가지 이유는 "재산 이전"이다. 중국 부유층은 자산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분산해 소유하고 있다. 중국 국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자 자산의 해외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도 유력한 이전지의 하나다. 일본의 지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도 지금이 살 시기라고 판단하는 이유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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