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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허용된다'는 기사는 절반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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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허용되는 법이 통과됐다'는 기사가 화제가 됐다. 유출되고 유출되고 또 유출되어 온 주민번호를 이제 바꿀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무늬만 바꿀 수 있게 하는 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번호를 바꿔도 바꾸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11일 이른바 '주민등록번호 변경 허용법'을 통과시켜 본회의로 넘겼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지 못하게 하는 건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 개정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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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1월21일. 각 신문들은 이날부터 전국민주민등록증 발급이 시작됐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1호로 발급받았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진을 실었다. ⓒ한겨레/국가기록원

이 개정안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생명·신체상에 위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재산상 중대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등'과 성폭력·성매매 및 가정폭력 관련 피해자들만 주민번호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설령 이들이 주민번호를 바꾼다 하더라도 생년월일(주민번호 앞 6자리)과 성별(뒷 부분 첫째 자리) 같은 개인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그대로 남게 된다. 몇 자리만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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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채널A의 보도처럼, 생년월일과 성별, 출생지 같은 간단한 개인정보만 있으면 남의 주민번호를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번호를 바꿔도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무작위 번호'를 매기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신용카드 번호에 이용자의 생년월일이나 성별 같은 개인정보가 담기지 않는 것처럼, 주민번호도 그렇게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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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 그저 '장기 과제로 계속 논의한다'고 했을 뿐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와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등은 16일 낸 의견서에서 "(이번 개정안은) 유출에 따른 피해를 줄이라는 헌재 결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충분한 사회적 토론과 해외 사례 검토, 국민적 합의를 거쳐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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