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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서재응, "언젠가 타이거즈 복귀"(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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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도자가 돼 타이거즈로 복귀하고 싶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 서재응(39)과 최희섭(37)이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합동 은퇴식을 갖는다. KIA는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와 홈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를 위한 은퇴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두 선수는 해설자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타이거즈 심장을 갖고 있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두 선수는 타이거즈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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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 은퇴식을 치르게 된 기분은.
서재응(이하 서) : 구단에서 은퇴식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 타자 희섭이와 함께 은퇴식을 하게 돼 영광이다.

최희섭(이하 최) : 미국에서 연수하고 있을 때 구단에서 은퇴식을 해주신다고 하더라. 재응이형과 같이 하게 돼 너무 좋았다. 생각도 안 했는데 챙겨준 구단에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서 : 솔직히 말하면 우승할 때 저는 한 것이 없다. 정근우 선수와 싸운 것밖에 없다. 숟가락 얹은 것이다. (웃음) 우승해보는 게 소원이었다. 팀에 크게 기여는 못했지만 그 라인업에 들어가서 우승한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 우승 유니폼을 입으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 뛰었던 코치님들과 선후배들 생각이 많이 난다.

최 : 우승했을 때 너무 좋았다. 미국 생활을 하다 한국에 올 때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좋은 모습, 안 좋은 모습도 있었지만 약속을 지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 우승을 빼고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 : 야구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엔트리에 들어간 것이다. 야구장 1루 라인에 서서 제 이름을 불러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 와선 조범현 감독님을 만나 투수에 대한 편견을 180도 바꿨다. 투수는 꼭 이런 폼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있었지만 조범현 감독님, 이강철 코치님과 만나 2009년 이후로 완전히 바꿨다.

최 : 동양인 타자들이 미국에서는 실패한다는 편견을 깬 것이다. 한국 야수로는 처음으로 뛰었고, 특히 1루수로 뛴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 WBC 미국전에서 슬럼프였는데 그 어려운 상황에 홈런 쳐서 이겼던 것을 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재응이형과 얘기했는데 2009년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 스리런 홈런도 기억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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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야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뭔가.
서 : 가장 아쉬웠던 게 조범현 감독님 계실 때도 그렇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제가 할 수 있는 실력 발휘를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부상이 많았다. 팀이 어려울 때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100%는 아니었다. 은퇴하기 전까지 감독님 세 분을 모셨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았다. 팬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온 선수라고 기대했을 텐데 서재응답지 못한 야구를 한 것이 가장 아쉽다.
최 : 메이저리그에서 더 오래할 수 있는 몸 상태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2003년 뇌진탕 사건 이후로 좋은 모습보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2003년 야구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12년 더 할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할 정도로 감사할 따름이다. 몸만 조금 더 건강했으면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을 텐데 안 좋은 상황이 많았다. 경기를 못 뛰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 게 아쉬운 부분이다.

- 밖에서 바라보는 야구는 어떤 느낌인가.
서 : 다르긴 다른 것 같다. KIA에만 있다 밖에서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더라. 선수가 아닌 시청자의 눈으로 봤을 때 고쳐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겠다. 2~3년 전부터 은퇴라는 것을 준비해온 상황이라 홧김에 한순간 은퇴했다면 몰라도 크게 아쉬움은 없다.

최 : 은퇴 후 처음부터 미국 연수를 갔다. 가보니까 제일 느낀 건 코치님들의 마음이 이해되더라. 코치 자리가 쉽지 않고, 생각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선수 때는 배팅볼을 치기만 했었는데 매일 배팅볼을 던지다 보니 코치님들이 고생 많이 하셨구나 싶었다. 여러 감독님들을 속상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 KIA 후배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최 : 방송을 이제 시작한다. 그 외적인 시간은 김기태 감독님도 원하신 부분이 시간 되면 항상 와서 선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달라고 하셨다. 팀은 떠나게 됐지만 항상 마음 속에 KIA 타이거즈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팀에도 어떤 일이든 도움 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하고 싶다.

서 : 궂은일을 내가 맡아서 한다는 생각으로 하면 팀이 잘 돌아갈 것이다. 누구나 다 힘든 경기를 하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배려를 조금씩 해준다면 성적을 떠나 팀 분위기는 좋아질 것이다.

- 방송을 시작하게 됐는데 앞으로 먼 미래 계획이라면.
서 : 공부를 하기 위해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막혀있던 시야를 넓히기 위함이다. KIA 구단에서 불러주시면 당연히 와야 할 것이다. 제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최대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방송 다음으로는 코치 생활 준비를 생각해 놓고 있다.

최 : 다음 주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시즌 때는 방송을 하겠지만 비시즌에는 미네소타 구단과 좋은 관계가 되어있다. 현장 코치 연수도 계속 진행할 것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KIA 타이거즈 와서 좋은 코치, 변화된 모습으로, 현역 때보다 나은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다.

- KIA 타이거즈란 어떤 의미인가.
서 : 어릴적 야구할 때부터 무조건 가야 할 곳이라고 봤다. 삶의 길인 듯하다. 타이거즈를 가야지만 야구선수로 이 길을 갈 수 있다고 봤다. 대학 때 꿈이 바뀌어 미국에 갔지만 결국 돌아갈 곳은 타이거즈라는 것을 생각했다. 내가 찾아가야 할 길이라고 봤다.
최 : 타이거즈는 꿈이다. 광주 호남 쪽에서 타이거즈가 우승을 많이 했다. 우리 선배님들을 보며 꼭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응이형처럼 꿈이 미국으로 바뀌었지만 어떻게든 올 수밖에 없는 팀이었다. 어릴 때부터 마음 속에 타이거즈가 있었다.

- 최근 메이저리그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인가.
서 : 대단하다고 본다. 현역 때 일본 선수들이 부러웠는데 지금 우리 선수들도 대우를 받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최 : 타자는 원래 저랑 (추)신수밖에 없었다. 일본 선수들에게 밀리는 기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한국 타자들이 홈런도 많이 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랑스럽다.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걸 까먹었는데 우리 후배들이 진출해줌으로써 인터뷰도 굉장히 많이 했다. 후배들 덕분에 해설도 하게 됐다. 모든 게 후배들 덕분에 기회가 왔다. 앞으로 우리 후배들이 더 잘해서 많은 선수들이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꿈과 자신감을 갖고 하면 더 많은 선수들이 진출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