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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고교 무상교육' 공약, 20대 국회 '추진 보류' 법안으로 분류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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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의 약속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여, 수업료·입학금·학교운영지원비·교과서 대금을 무상 지원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공약집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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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정책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있는 변화' 32쪽


혹시 이 공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잊어버려라.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 약속은 앞으로도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19대 국회에 상정됐다가 자동 폐기될 상황에 놓인 고교 무상교육 관련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추진 보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PDF)을 20대 국회에서 추진 보류 법안으로 분류했다.

교육부는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되는 교육부문 국정과제 법안 대부분을 20대 국회에서도 재추진하기로 했지만 이 법안은 재추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개정안은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이 정부와 협의해 2013년 발의한 것이다.

국가의 재정여건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순차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정된 뒤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 그대로 계류돼 있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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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개정안에 대해 '교육여건 재정상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추진 보류를 결정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교육공약 가운데 하나로, 교육부는 2014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매년 관련 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예산 당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교육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법 개정 추진을 보류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현재 재정 여건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이 비현실적이란 점을 인정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은 법률 없이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재정 여건을 살펴 추진하겠다는 의미며 현 정부 임기 내에 고교 무상교육을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에는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솔직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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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원칙'과 '신뢰', '약속' 같은 단어들을 즐겨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국민 앞에 이제는 선거를 국민 앞에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했으면 그런 신념을 가지고 국민한테 약속한 대로 그렇게 하고 사람 관계를 신뢰를 가지고 가야지..."

그러나 시사IN 천관율 기자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박근혜표 원칙주의'를 이렇게 분석한 바 있다.

박근혜 후보의 메시지는 단기적으로는 일관성이 뛰어난 편이다. 잘 정돈된 메시지 전략이 있다. 하지만 몇 년 단위로 시야를 넓혀보면, 말바꾸기의 기록은 의외로 여럿 눈에 띈다. 단기적 메시지 혼선이 아니라 정치적 소신이나 강조점 자체가 바뀐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이런 변신에 대한 설명은 없다시피 하다.

(중략)

보통의 정치인과는 달리, ‘박근혜표 말바꾸기’는 메시지 전략의 실패가 아니라 성공의 산물이다. 국면마다 정치인 박근혜가 최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메시지를 정교하게 구성하는 박근혜표 메시지 전략은 단기적 일관성을 높게 유지하지만, 국면 자체가 뒤바뀔 경우 아무런 설명 없이 메시지의 큰 틀이 달라져버린다. (시사IN 제257호 2012년 8월20일)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이 기사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도 말을 자주 바꾸는 정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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