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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가 말하는 '마리텔 3연승'의 비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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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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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잘 모르고 시작했어요. 누가누가 출연했다가 실패했는지도 몰랐고요. 한마디로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MBC에서 하자고 해서 그냥 알았다고 했어요."

'아무 생각'없이 출연했다는데 내리 3연승을 했다.

난다긴다하는 각 분야 스타들이 출연해 장기와 끼, 순발력을 겨루며 최소한 꼴찌는 안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프로그램인데, 57세의 이경규에게는 '모르는 게 약'이었던 듯하다.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첫 출연부터 시청자와 제작진의 허를 찌르며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경규를 최근 전화인터뷰했다.

그는 "첫번째 방송에서 우승을 하고 나니 '이거 얻어 걸렸구나' 싶었다"며 껄껄 웃었다.

인터뷰 내내 수화기 너머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마리텔'에 등장했던 그의 집 개들이다.

다음은 이경규와의 일문일답.

--'마리텔'이 무슨 방송인지 알고 출연했나.

▲개인이 만드는 방송이고, 자기가 아이디어를 내서 섭외하고 연출까지 다 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하겠다고 했다.

--그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어차피 예전에 '이경규가 간다' 했을 때도 거의 혼자 했던 거다. 너구리를 찾아나서고 하는 데 나 혼자 했지 누구랑 같이 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댓글을 봐가며 쌍방향 방송을 한다는 점에서는 좀더 바쁜 건 사실이다. 근데 그것도 해보니 재미있다. '아 사람들이 이런걸 생각하는구나' 느끼면서 하니까 나름 재미가 있다. 댓글을 봐야하는 것 빼고는 혼자서 방송을 하는 점에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댓글창도 잘 안 보일 나이다.

▲잘 안보인다. 그래서 모니터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기도 하고 작가들이 크게 써서 보여주기도 한다.

--평소 댓글은 보나. 댓글을 달아본 적은 있나.

▲내 기사에 달린 댓글은 본다. 근데 좋은 것만 본다. 나쁜 건 안 본다. 내가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본 적은 없다.(웃음)

--개, 낚시, 승마, 꽃을 소재로 방송을 진행한 게 특이하다.

▲그냥 그렇게 하면 먹힐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 사람들도 좋아하겠거니 생각했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콘텐츠를 가지고 방송을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젊은층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젊은층을 겨냥한 아이템도 아니다. 무슨 자신감인가.

▲젊은층에 포커싱을 했다면 꽃방송에서처럼 옛날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눈에 재미있냐 아니냐를 고려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하나씩 차례로 골랐고 그에 맞춰 방송을 진행했다. 진짜 내가 좋아서 해야 그게 전달될 것이라 생각했다.

--꽃도 좋아하나.

▲물론 좋아한다. '마리텔'과 상관없이 어느날 누가 나한테 진달래의 꽃이름이 몇개나 되는지 아냐고 물었는데 잘 모르겠더라. 그후 궁금해서 찾아보니 '참꽃' '귀촉화' '두견화' 등 이름이 많았고, 그 이름에 따른 전설도 많더라. 그게 재미있어서 다른 꽃들도 찾아보니 꽃마다 전설과 이야기가 많았다. '마리텔' 소재를 찾다가 꽃으로 방송을 해도 재밌겠다 싶었고, 그에 맞춰 꽃말이 들어간 옛날 노래들을 찾아서 방송에 넣었다. 요즘 노래에는 꽃말이 안 들어있다. 옛날 노래를 부를 거면 모창가수를 섭외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꽃방송 때 오디오가 끊어지고 화면 연결이 불량해 누리꾼들의 원성이 컸다.

▲생방송 때 그거에 신경 쓰는 바람에 방송이 제대로 안됐다. 다 MBC 탓이다.(웃음) 40분간이나 제대로 소통을 못하고 나혼자 떠들고 있었다. 그나마 후반전이 재미있어서 다행이었다.

--말도 탔다. 죽다 살아난 것 같았는데 어땠나.

▲승마? 다시는 안한다.(웃음) 원래 말 타고 달리려면 한달은 연습해야하는데 그날 3시간 만에 달려보겠다고 도전해서 결국 성공은 했다. 달리긴 달렸으니. 근데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다시는 안 타고 싶다.(웃음) 예전에 두어번 타보긴 했는데 이번에 타려니 진짜 죽겠더라.

--낚시하다 결국 벌칙으로 입수를 했다. 각오했던 일인가.

▲각오했다. 조명기 켜져있고 시끄럽고 그러면 원래 고기가 입질을 잘 안한다. 또 붕어가 아무때나 잡히는 게 아니다. 그날도 작은 것들만 잡혔는데 30~40㎝짜리 큰놈들은 다 산란철이 돼야 올라온다. 계속 떠들고 요리하고 하느라 바빴는데 낚시방송이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큰 것들만 대상으로 다시한번 낚시방송을 해보고 싶다.

--'마리텔' 아이템이 앞으로 더 있나.

▲있다. 그런데 얘기하면 안된다. 비밀이다. 방송에서 공개하겠다.(웃음)

--'마리텔'을 해보니 어떤가.

▲이게 진짜 어려운 거구나, 참 어려운 프로그램이구나 느끼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할수록 어렵다.

--마지막으로 최근 '나를 돌아봐'가 종영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소감이 어떤가.

▲다시는 나를 안 돌아볼거다.(웃음) 좋은 시기에 막을 내린 것 같다. 재미있었다. 박명수랑은 나중에 다시 한번 방송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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