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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은 "마산만에 '두바이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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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마산 앞바다에 건설되고 있는 국내 최대 해상 인공섬의 모습. 창원시는 2018년 인공섬이 완공되면, 섬 위에 2023년까지 마산해양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창원시

지역현장 l 20년째 논란중인 마산만 해양신도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가곡 ‘가고파’의 작사자인 노산 이은상 선생은 고향 마산 앞바다를 이렇게 노래했다. 이 바다가 공사장이 됐다. 경남 창원시에 통합된 옛 마산 앞바다의 대표적 섬인 돝섬과 육지 사이에 인공섬을 건설하기 위해 각종 중장비와 흙을 실은 트럭이 몇년째 휴일도 없이 바다 위 공사장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창원시는 바다 밑바닥에서 퍼올린 뻘을 쌓아 국내 최대 해상 인공섬을 만든 뒤 그 위에 신도시를 건설하려는 마산해양신도시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 계획대로라면 2023년 해안선 길이 3.15㎞에 축구장 90개 규모인 인공섬 위에 세워진 국내 첫 해상 신도시가 마산 앞바다에 등장하게 된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16~24일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유럽 출장을 다녀오는 등 해양신도시에 투자할 기업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인공섬 완공 이후 해양신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할 우선협상대상자도 지난 1일 선정됐다. 안 시장은 바다를 메워 인공섬을 만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사례를 거론하며 “마산만에 ‘두바이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에 대해 ‘바다에서 진행되는 막개발’로 환경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엔 여론 수렴을 촉구하며 시민운동가들이 돌아가며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20년째 계속된 논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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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 ⓒ연합뉴스

마산해양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인공섬 건설사업은 2012년 7월 착공돼 2018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달 들어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창원시는 인공섬 건설사업이 끝나면, 이곳에 2023년까지 해상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된 지 4년째이지만, 이 사업은 약 20년 전 시작됐다. 해양수산부는 1997년 마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을 세우며, 이 계획에 해양신도시 건설을 넣었다. 마산항의 늘어나는 물동량 처리와 시설 현대화를 위해 가포신항을 건설하고, 가포신항에 드나들 대형 선박의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마산 앞바다의 뻘을 준설하며, 이때 나오는 준설토 674만㎥를 버릴 준설토 투기장을 마산 앞바다에 만드는데, 준설토 투기가 마무리되면 그 위에 해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이 사업의 주목적은 준설토 버릴 장소 확보가 아니라 건설업자들을 위한 도시개발이라는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사업타당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으며 가포신항 건설공사를 강행해 2013년 준공하고도, 재정난과 물동량 부족 때문에 1년6개월 동안이나 가포신항을 개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런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마산해양신도시 계획은 숱하게 바뀌었다. 애초 계획은 2014년까지 3만명이 사는 134만2150㎡(40만6천평) 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8년 9월 도시개발계획을 세우며 178만5123㎡(54만평)에 2만6130명이 사는 것으로 바뀌었다. 2011년 국토해양부는 면적을 63만㎡(19만평)로 줄여 해양신도시 개발계획을 결정했다. 공사 완료 시점도 2016년 말로 늦춰졌다. 현재는 64만2167㎡(19만4천여평)로 면적이 바뀌었고, 공사 완료 시점은 2018년 8월로 늦춰졌다. 이 면적은 지난해 1월 준설토 550만㎥ 투기가 완료됐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양신도시의 기본개념 역시 하버파크아일랜드, 스마트아일랜드, 비즈니스시티코어, 국제비즈니스시티에 이어 ‘문화예술특별시 1번지’에 이르기까지 계속 바뀌고 있다. 해양신도시 조성을 위한 인공섬 건설 과정에서 육지와 인공섬의 거리도 바뀌었고, 육지와 인공섬을 연결하는 다리 수도 바뀌고 있다.

■ 문화예술특별시 1번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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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은 유럽 출장을 떠나기 전날인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등 세계적 관광명소와 비교하며 “마산해양신도시를 문화·비즈니스·관광·해양레저가 어우러진 문화예술특별시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또 “마산해양신도시의 성공은 침체된 마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통합 창원시 전체의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세계적 문화건축물을 세워 세계 관광객들이 찾도록 함으로써 창원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아파트 숲으로 조성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섬을 만들기 위해 나의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다. 전세계 인공섬 사례를 정밀하게 분석해 마산만에 ‘두바이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해양신도시 복합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1일 ㈜부영주택을 선정하기에 앞서, 아파트·오피스텔·상업시설 규모 축소 등을 요구해 부영주택의 동의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면적 64만2천㎡의 36%에 이르던 준주거지역은 전체 면적의 15% 정도로 줄어들었다. 대신 녹지·공원은 전체 면적의 25%에서 47%로 늘어났다. 방재 기능과 친수공간 확보를 위해 해안에 너비 50m 녹지대도 조성하기로 했다.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아트센터를 건립해 창원시에 기부채납하는 내용도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창원시 해양사업과 담당자는 “해양신도시의 정확한 도시계획은 내년 말쯤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전에 오는 8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벌여 그 결과 창원시가 추구하는 사업계획에 근접하면, 9월께 실시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창원시는 마산해양신도시를 세계적 문화·관광·해양레저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바다에서 벌어지는 막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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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환경단체들은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에 반대했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은 2007년 5월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마산해양신도시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당시 성명은 “1906년부터 지금까지 마산 앞바다 250여만평이 매립되면서, 마산만은 바다가 아니라 하수와 폐수의 집결지로 전락했다. 다행히 1986년 연안오염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되면서 마산만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해양신도시를 만든다며 마산만을 매립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주장했다.

해양신도시 건설로 마산만 오염이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게다가 육지와 인공섬 사이 물길 너비가 70~200m에 불과해, 바닷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해양신도시 입구에만 들어서면 악취가 풍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 때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해 이 지역 주민 18명이 목숨을 잃을 만큼 인공섬과 마주 보는 지역이 배수에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육지와 인공섬 사이에 물길이 있기 때문에 배수에 큰 문제가 없다는 시의 설명에도, 시민들은 불안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해양신도시가 완공되면 구도심인 인근 신마산 지역 상권이 몰락하며,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바다에 초고층 건물이 병풍처럼 들어서며 인근 자산·중앙·신포·완월·반월·문화동 등 광범위한 지역 조망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여름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남동풍마저 차단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인공섬 건설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다면 이곳을 해양신도시가 아닌 인공갯벌로 조성해, 사업비 부담을 덜면서 미래세대 먹거리 창출에 기여하고 마산만 생태계도 복원하는 1석3조 효과를 거두자고 제안한다.

시민환경단체들로 이뤄진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창원시가 내세우는 장밋빛 계획에 대해 시민들의 우려와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파트 건설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영주택이 단독으로 응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이라도 창원시는 해양신도시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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