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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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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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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통령의 무신경에 분노를 넘어 울화가 치민 적이 잦았다. 이제 나는 포기했다.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다. 변하지 않는 사람에게, 변할 수 없는 사람에게 자꾸 변하라고 하는 것은 야만적인 폭력일 수 있다." (최영훈 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 4월23일)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최영훈 수석논설위원은 23일자 신문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왜 "포기했다"고 말하는 걸까? "대통령의 무신경"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앞 단락의 문장은 아래와 같다.

"(...) 보수와 진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언론이 한목소리로 비판하는 사안에도 박 대통령은 도무지 변할 줄 몰랐다. 마치 청마 유치환의 시에 나오는 바위 같다. 파도가 아무리 쳐도 꿈쩍 않고 서 있는 의연함에 기가 질린다. 총선 참패에도, 거야(巨野)의 압박에도 대통령은 결코 변하지 않는 바위 같다." (동아일보 칼럼, 4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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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이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설을 나란히 냈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역대 최저치인 29%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다.

박 대통령은 선거 닷새 후인 지난 18일 "민의(民意)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어중간한 말 한마디를 한 뒤 어떤 수습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신(新) 3당 체제로 재편된 국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은 지나치게 안이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염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가는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 (조선일보 사설 4월23일)

박 대통령은 선거 닷새 만에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20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발언을 했으나 그 진정성과 후속성을 보여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분명히 알아야 할 건 이번 선거의 제1심판 대상이 새누리당이 아니라 박 대통령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대통령 주변에선 이 대목을 명시적으로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대목을 대통령이 가슴에 통렬히 새기는 데에서부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 4월23일)

총선 결과 국회권력이 야당으로 넘어간 터에 민심마저 이반된다면 대통령으로서는 기댈 곳이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여당부터 대통령을 멀리하고 온갖 곳에서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대통령의 국정 추동력이 더 떨어지면 조기 레임덕에 봉착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경제와 안보가 심상치 않은 국면에서 이런 상황이 국가적 위기를 부를 수 있기에 예사롭게 넘겨선 결코 안 될 일이다. (동아일보 사설 4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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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보수언론들이 달라졌다'는 일부의 오해(?)와는 달리, 사실 '보수신문'들은 그동안 꽤 꾸준히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게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이후는 물론, 선거 이전부터 그랬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비판했고, 새누리당의 '보복공천'을 강하게 질타했으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오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신문에 실린 이런 글들을 그다지 열심히 읽지 않는 게 분명하다. "분노를 넘어 울화가 치민 적이 잦았다"는 동아일보 최 논설위원이 말한 "대통령의 무신경"이란, 아마도 그런 의미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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