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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임금 상납 노무현도 알았다!'는 조선일보의 놀라운 물타기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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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H MOOHYUN
Outgoing South Korean president Roh Moo-hyun reacts during a farewell meeting with ministers at President House in Seoul, South Korea, Sunday, Feb. 24, 2008. The inauguration ceremony for new 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on Feb. 25. (AP Photo/ Yonhap, Park Chang-ki) **KOREA OUT**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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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15일 '단독' 기사를 내보냈다. 제목은 '[단독]개성공단 임금 '북 노동당 상납' 노무현 정부 때 공문서로 존재'다.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개성공단에 미국 달러로 유입된 현금의 상당 부분이 북한 노동당에 상납된 사실을 당시 정부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공문서가 존재했던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조선일보 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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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근로자 임금과 투자로 개성공단에 유입된 돈이 북한 정권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증거가 없다'는 야당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노무현 정부 때도 '개성공단 달러'가 북한 정권에 흘러들어갔으며, 이런 사실을 정부가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엄청난 뉴스인 것 처럼 들리지만, 이건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임금 등의 형태로 개성공단에 지급되는 돈의 일부가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2012년에 조선일보가 보도했던 이 기사를 살펴보자.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남측 입주기업이 북한 당국에 달러로 지급하며, 이중 일부만이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임금의 약 45%는 사회보장금(15%), 사회문화시책금(30%) 등의 명목으로 북한 당국이 가져가고, 나머지 55%가 근로자들에게 쿠폰이나 북한 원화로 지급된다. (조선일보 2012년 10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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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건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지,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정권에 흘러들어갔다'는 게 아니다.

아래 두 문장이 뜻하는 건 전혀 다른 내용이지 않은가?

  •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증거가 있다! (: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근거가 희박한 주장)
  •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정권에 흘러들어갔다! (: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

꼼꼼하게 뉴스 읽는 방법을 짚어주는 '뉴스 파파라치'를 연재하고 있는 조윤호 미디어오늘 기자는 이 기사를 "전형적인 물타기"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조선일보 기사는 북한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일부를 당국이 그걸 떼간다는 자료이지 그걸 핵무기 개발이나 미사일 개발에 쓴다는 자료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는 마치 개성공단 자금이 핵,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걸로 보일 만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나아가 노무현 정부가 뭔가 숨겼다는 식의 인상도 주죠. 조선일보가 평소에도 늘 잘하는, 별 것도 아닌 자료로 물타기하면서 동시에 그 책임을 야권에게 던지는, 물타기입니다. "


한편 '개성공단 유입 자금 70%가 북한 정권에 상납 되고 있으며, 이 돈이 핵 개발에 쓰인다는 증거가 있다'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5일 뒤늦게 '근거 없음'을 시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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