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는 노래 '엔트로피 사랑'을 불렀다(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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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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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다. 사랑의 날이다.

지금쯤 당신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를 검색하며 오늘 밤 도대체 어떤 노래를 틀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 한 가지 대안이 있다. '과학과 사람들'이 기획하고 과학자들이 부른 과학적 발렌타인 데이 기념 노래다. 제목도 과학적인 '엔트로피 사랑'이다.

그런데 과학과 사랑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론 많은 관계가 있다. 신경과학자들이 뇌 스캔을 이용해 사랑의 진실을 해명한 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 노래는 그런 딱딱한 과학과 사랑의 관계에 관한 것은 아니다. 제목의 엔트로피(Entropy)는 열역학 제 2법칙의 개념으로, 우주 전체에서 결코 줄어들지 않고 항상 증가하는 것이 특징인 물리량을 뜻한다. 아래의 너무도 과학적으로 로맨틱한 가사를 한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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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빅뱅 초신성 폭발, 너의 모든 것을 빛나게
백 삼십팔억년 지나 우리 이제 만나, 지구라는 작은 곳에서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외계인들도 있겠지만
언젠간 번쩍이고 멋진 로켓이 머나먼 우주로 떠나 가겠지만

그래도 빛보다 빨리 날 수는 없기에 찾지 못해 만나지 못해
이 넓은 우주 속에 우린 함께 있어 (가속팽창 하더라도) 서로 멀어지지 않아
우리도 언젠가 사람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겠지
하지만 우리 서로 사랑하듯이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너를 만나기 위해 박테리아에서 진화해 여기에 왔어
우리도 공룡처럼 사라지겠지만 그날은 아직 멀었지
세상 모든 것이 그저 정보라 해도 이 세상 모든 것이 있고 동시에 없고
내 가슴 속의 네트워크 위엔 너라는- 링크뿐

그댄 블랙홀 같던 내 맘을 녹이고 어둔 내 안에 마침내 새로운 빛을
우리 사랑은 줄지 않는 엔트로피처럼 매일 매일 더욱 커져만 갈 거야

나는 티라노를 감싸는 깃털처럼 너의 체온을 붙잡아 지켜 주고
3단 로켓처럼 너를 세번 밀어줄께 자유롭게 저 밝은 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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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은 12명의 현직 교수, 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구성된 'The Scientists - 과학자밴드'다.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 물리학자 이종필 박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 천문학자 이강환 박사,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한재권 교수, 키네틱 아티스트 엄윤설 작가, 기계 공학자 유만선 박사, 과학과 사람들 원종우 대표로 구성됐다.

이 노래를 듣고 발렌타인 데이 초콜렛을 교환하며 말하시라. "너를 만나기 위해 박테리아에서 진화해 여기에 왔어"라고. 물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대에게 하면 곤란하다. "이런 진화도 못한 박테리아 같은 놈"이라는 응수가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엔트로피 사랑'의 음원은 바이닐에서 구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