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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어떻게 당신에게 재구매를 유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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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사고 몇 년이 지나면 왠지 느려진 느낌이 들지 않나? 획기적인 기술을 자랑하던 스마트폰이 기본 작업은 물론 앱 다운로드도 제대로 못 하는지 궁금한 적은 없는가?

그 답은 애플의 소프트웨어에 숨어있다. 즉 애플의 기본 전략은 수백, 수천만 명의 애플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재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애플은 매년 새로운 OS를 출시하며 매우 효과적인 순환을 유지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은 가을만 되면 새로 발표된 애플의 OS를 너나 할 것 없이 다운로드했다. 문제는 이 OS는 그 시기 새로 출시된 제품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앱 개발자들은 새로운 OS를 발표하기 몇 개월 전부터 기존의 앱을 업데이트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일한다.

이로써 소비자에게 가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만약 당신이 2년을 넘게 아이폰을 써왔고 애플이 권장하는 사항에 따라 그 사이 OS를 몇 차례 업데이트했다면, 아마 아이폰을 벽에다 던져 박살 내고 싶은 심정을 몇 번 겪었을 거다. 왜냐면 OS를 업데이트해도 더 느려지고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킬 때가 많으니까 말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사람은 아이폰을 새로 사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물론 소비자에게 새로운 아이폰을 사게 하려고 애플이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애플은 이 기사와 관련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아마 새로운 OS에 더 많은 기능이 더해지면서 더 많은 저장공간이 필요해 기기가 느려진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어쨌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예전 아이폰에 새로운 OS를 탑재하면 작동이 느려진다는 것이다.

이런 체계는 애플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해왔다. 아이폰 이용자는 평균적으로 2년에 한 번 엄청난 비용을 들여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한다. (물론 할부 계약기간도 여기에 맞추어 대체로 2년이다)

그런데 최근 발표한 iOS 8는 순탄한 길을 가지 못했다.

일부 사용자들이 통화 기능 장애와 지문인식 장애에 불평하자 애플은OS 업데이트를 잠시 중지시키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애플은 아주 극소수만이 이 문제를 겪는다고 변명하면서 새로 고친 OS를 내놓았지만, 그로 인해 애플의 평판이 안 좋아진 건 사실이다. 이런 문제와 더불어 무선으로 OS를 다운로드할 시 무려 5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인지는 몰라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OS를 다운로드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iOS8로 업데이트한 애플 팬들은 이전에 iOS 7로 업데이트 했을 때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OS를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공개된 지 며칠 사이에 iOS 8을 다운로드한 사용자의 수는 어마어마하다.

10월 5일 자 iOS 탑재 현황

iOS 8 47%, iOS 7 47%, 이전 버전 iOS 6%

세인트루이스에서 프로 스포츠 업계에 종사하는 33세의 저스틴 마이어는 새로운 OS로 업데이트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자기의 아이폰 4S가 "더 느려졌다"며 업데이트한 것을 후회한다.

그는 업데이트하기 전까지는 "완벽"이라 할 정도로 아이폰에 무척 만족했다고 한다. 그는 "매우 만족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를 하고 나서 다음 아이폰을 샀을 때 같은 문제가 있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마이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새로운 아이폰과 거의 동시에 출시되는 OS 때문에 아이폰이 느려진 것을 경험한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케서린 람펠은 작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아이폰 5S와 5C가 소개된 이후로 자신의 4S가 "훨씬 느려진"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타임스에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 센드힐 물라이나탄은 새로운 아이폰이 소개될 때마다 "아이폰이 느리다'라는 문장이 구글 검색에 급격히 증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애플 전문 사이트 아이모어(iMore)의 편집장인 르네 리치는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올 초 즉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새로운 OS를 다운로드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모든 아이폰 이용자에게 새로운 OS를 한 번에 풀지만 안드로이드는 핸드폰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는 안드로이드가 세분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최근 버전의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전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중 4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한다).

10월 5일 자 안드로이드 탑재 현황

젤리빈 53.8%, 킷캣 24.5%, 진저브레드 11.4%,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9.6%, 프로요 0.7%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의 전자 기기 수석 에디터인 마이크 기카스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 아이폰의 성능을 실험해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1년이 안 된 아이폰, 즉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기 바로 전 모델에 새로운 OS를 탑재했을 때는 거의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는 그보다 전 모델의 아이폰에 새로운 OS를 적용하면 속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마이크는 "스마트 폰이 오래될수록 앱 작동이 느려지고 기능성이 떨어진다."라고 전했다.

이런 주장을 입증하듯이 iOS 8을 다운로드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넘친다.

"드디어 iOS 8 업데이트를 했는데 오히려 성능이 저하되었다. 이처럼 느리고 작동이 엉망인 것은 처음이다."

"iOS 8은 아이폰5를 느리게 만들려고 특별히 고안됐다."

"iOS 8이 너무 느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물론 아주 옛날 컴퓨터 게임 시대부터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하드웨어를 느리게 했다. 차이가 있다면 애플과 공존하는 엄청난 수의 앱 개발자다. 놀라운 건 앱스토어에는 약 130만 개의 앱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많은 앱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앱 개발자들이 애플의 새로운 OS와 아이폰에 맞춰 자신들의 앱도 업데이트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속도를 측정하는 앱을 개발한 토론토의 프라이메이트 랩스(Primate Labs) 창업자 존 풀은 애플이 앱 개발자에게 새로운 OS에 맞추어 작동하는 앱을 강요한다고 말한다.

풀은 "애플이 새로운 iOS에 맞는 앱을 개발하게 하려고 새로운 iOS를 지지하는 API(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만을 제공한다."라며 "예를 들어 iOS 7과 화면이 커진 아이폰6 둘 다 적용되는 앱을 개발하기는 어렵다."라고 이메일을 통해 허핑턴포스트에 전했다.

또 그는 애플의 가장 효과적이고 거대한 홍보 매체인 앱스토어는 iOS 8을 활용한 앱과 게임을 열심히 광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가장 새롭고 가장 고성능의 OS에 적합한 앱을 개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물론 애플도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 한창이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의 아이폰이 새로운 OS와 완벽하게 결합하는지는 그리 많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스마트폰 업계처럼 경쟁이 매우 심한 상황에선 사람들이 새로운 상품을 최적의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집중해야 하니까 말이다.

풀은 "애플은 선택해야 한다. 이전 스마트폰에서도 잘 작동되는 OS를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최근 발표한 기기에 최적인 OS를 만들 것인가?"라며 "애플은 예전 아이폰보다는 새로운 아이폰에 최대한 잘 작동되는 전략을 택해왔다."

그리고 바로 그런 결정 때문에 우리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물론 애플의 입장에선 천재적인 마케팅 수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보안을 강화한 앱을 앱 개발자들이 만들었으므로 소비자는 당연히 새로운 OS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 그러나 문제는 새 OS를 1년이 넘은 아이폰에 다운로드하면 스마트폰이 느려진다는 것.

미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쿼츠닷컴(Quartz.com)의 기술/과학 에디터였다가 현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술 칼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밈스는 지난 20년간 애플 제품을 사용해 왔다. 그는 작년 쿼츠닷컴에 오래된 아이폰을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했다. 답은 간단하다. 새로운 OS를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기사에 "기존 OS의 단계별 업데이트를 빼고는 아예 새로운 버전으로 OS를 업데이트하는 것(예를 들면 7에서 8로)은 피하라"라며 "더군다나 지금 이용하는 데 아무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면 말이다."라고 적었다.

밈스는 작년에 출시된 아이폰 5S를 소유하고 있는데 iOS 8을 다운로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한다.

밈스는 OS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면 꼭 필요한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업데이트가 요구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만 하라고 트위터를 통해 허핑턴 포스트에 전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애플은 늘 이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맥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젠 같은 방식을 아이폰에 적용한 것이다. 단계별 업그레이드는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통째로 업데이트하는 것? 그냥 하지 마라. 새로운 휴대폰을 사면 새로운 OS는 저절로 따라오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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