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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검열 의혹, 논란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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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은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었다. 말하자면 잔칫날인 셈이다.

잔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세상의 관심은 ‘카카오톡 검열’ 의혹에 쏠렸다.

하필이면 같은 날이었다. 수사당국이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면서 카카오톡 대화록을 몽땅 들여다봤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사이버 망명’을 부추기는 소식이었다.

다음카카오 대표는 여기에 대해 뭐라고 대답했을까? 관련 질의응답을 살펴보자.

- 정부가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발표한 이후 해외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올라갔는데.
▲ (이석우) 안타까운 일인 건 맞다. 하지만 어떤 서비스도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야 하므로 협조해야 한다. 예상은 안 되지만 큰 파장은 없었으면 한다.
(중략)
- 강력한 경쟁사인 텔레그램과 관련해 어떤 대책이 있나.
▲ (이석우) 일부 오해도 있고 잘못 알려진 사실도 있고 해서 그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것 같다. 저희가 더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책은 없다. (연합뉴스 10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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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석우(오른쪽) 최세훈 공동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두 마디로 요약하면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록을 제출할 수밖에 없고, 별다른 대책은 없다는 것.

정말 대책이 없는 걸까?

이어진 질문과 답변을 들어보자.

사이버 망명 열풍으로 카카오톡의 경쟁자로 떠오른 텔레그램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다른 대책은 없다”고만 말했다. “텔레그램처럼 종단간 암호화를 하면 서버를 압수수색하더라도 개인정보를 들여다보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텐데 카카오톡은 단말기와 서버 사이에만 암호화를 하고 서버에는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데이터가 저장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석우 대표는 “오해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차차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만 답변했다. (미디어오늘 10월1일)

텔레그램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는 점 외에도 시스템 설계 상으로 강력한 보안을 자랑하는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다음카카오는 거듭 ‘오해’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는 ‘수사협조를 해준 게 몇 건이나 되느냐’는 질문에도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압수수색 협조 건수, 이용자 계정 등 개인정보 제공 건수 등도 ‘수사기밀’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미디어스>는 “세월호 참사 관련해 ‘가만히 있으라’ 침묵시위를 한 용혜인씨가 받은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보면 대화상대의 계정과 정보 등도 제공된 것으로 나오는데 카카오가 지금까지 몇 건이나 압수수색에 협조했고, 이용자 정보를 몇 건이나 넘겼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으나, 이석우 대표는 “보고받은 내용이 없다”며 “수사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언급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스 10월1일)

구글은 매년 각국 정부가 구글에게 개인정보 조회를 몇 건이나 요청했는지 집계해 이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416건의 개인정보를 요청했다는 식이다.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투명성 보고서를 발표했고, 홈페이지에 따로 관련 페이지를 만들어 놨다. 현재 2014년 상반기 보고서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야후, 드롭박스(한글) 등도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은 이용자들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이 정보를 더 상세히 공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톡, 앞으로 계속 믿어도 괜찮은 걸까?

실제로 전화만 하면 내주는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검찰이나 경찰이 영장만 들고 오면 속수무책으로 개인정보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밀유지 의무가 있어서 압수수색 사실을 이용자에게 통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기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두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디어오늘 10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