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UVA의 작품들 : 록 콘서트처럼 짜릿한 UVA의 대표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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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라는 장르가 영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지는가? UVA(United Visual Artists)의 프로젝트들을 살펴보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크리스 버드, 매튜 클락, 애쉬 네루에 의해 지난 2003년 결성된 이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은 조각, 건축, 음악, 퍼포먼스, 영상, 디지털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빛과 음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의 작업은 감상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살아 있는 생물처럼 반응하면서 설치 장소를 전과는 전혀 다른 공간으로 뒤바꾸어놓는다. SF 영화처럼 환상적이고 록 콘서트처럼 짜릿한 UVA의 대표작 5점을 소개한다.

1. 볼륨(Vol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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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런던의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내 존 마데스키 정원에 처음 설치됐으며 이후 홍콩, 타이완, 멜버른 등을 순회하기도 한 ‘볼륨(Volume)’은 UVA를 이야기할 때마다 어김 없이 언급되는 작품이다. 사람 키를 살짝 웃도는 높이로 솟아 있는 48개의 기둥은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감지해 매번 다른 빛과 음향을 발산한다(음악은 UVA와 인연이 깊은 뮤지션인 매시브어택이 맡았다). 여러 차례 거듭 감상해도 그때마다 새롭고 고유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볼륨’은 플레이스테이션 사가 플레이스테이션 3 론칭 이벤트를 위해 의뢰한 프로젝트였는데 당시 디자인 광고 분야 시상식인 D&DA 어워드에서 옐로우펜슬상을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일본의 디자인 사이트인 '핑맥'과의 인터뷰에서 UVA는 "이 야외 설치 작품을 만들 때는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와 취객, 말썽꾸러기 아이들 같은 온갖 위험요소에 대비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2. 빛의 속도(Speed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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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4월, UVA는 런던 템즈 강변의 미술공간인 바지하우스에서 열흘간 ‘빛의 속도(Speed of Light)’라는 설치 전시를 선보였다. 이들은 버진미디어의 의뢰를 받아 4층 규모의 낡은 창고 건물을 몽환적인 빛과 소리의 미로로 변신시켰다. 입구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은 “당신이 사랑하는 건 무엇입니까?” 혹은 “어떤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까?”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각각의 답변은 녹음되고 추출되어 공간 안을 떠도는 배경음이 된다. 그리고 이 소리에 반응해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레이저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신비롭고 다소 오싹하기도 한 이 작업은 2010년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DAF)에서도 소개됐으며 2011년 크리에이티브 리뷰 애뉴얼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3. 에코(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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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현대 무용단인 밈브레(mimbre)와 협업한 8분 길이의 라이브 퍼포먼스다. UVA는 3D 카메라로 댄서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뒤 이를 디지털 이미지로 실시간 변환해 배경의 LED 스크린에 띄웠다. 사람의 형태처럼 보였던 상은 다음 순간 추상적으로 뭉개지거나 흩어지면서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순간을 연출한다. 검은 직사각형 같았던 8미터 높이의 스크린이 갑작스레 환해지는 엔딩 또한 인상적인 반전이다. ‘에코’는 2006년 테이트모던 미술관 재개관을 축하하는 의미로 터빈홀에서 처음 공연됐다.첨단 기술을 활용해 남다른 서정성을 표현하는 UVA의 특징을 읽을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4. 디 오케스트리온(The Orchest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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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A는 뮤지션들과 특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매시브어택, U2, 제이지, 케미컬 브라더스 등의 투어 무대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콜더, 배틀스 같은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와 반도체 기업인 인텔, 그리고 바이스 매거진은 2011년, 아예 UVA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했다. ‘오케스트리온’이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코첼라의 메인 무대 디자인인 동시에 그 자체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설치 작품이었다. 미라 캘릭스의 음악에 맞춰 다채롭게 발광하는 거대한 LED 큐브는 마치 외계에서 불시착한 비행물체 같다. UVA의 멤버들은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케스트리온’의 쇼가 끝나면 닫혔던 큐브가 열리면서 무대가 드러나고 다시금 밴드들의 공연이 이어지게 된다. 이 근사한 구경 이후 축제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지 않았을까?

5. 움직임의 원리(Principles of 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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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이들의 작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이다. 미디어월과 다섯 점의 조각으로 구성된 ‘움직임의 원리(Principles of Motion)’는 UVA에게도 새로운 시도였다. 넓게 트인 도시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이번 작업은 어둠 속에서 빛과 소리로 강렬한 체험을 제공하던 기존 프로젝트들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미디어월에서 상영되는 영상은 UVA 멤버들이 시속 50~60km로 움직이는 자동차 안에서 촬영한 서울의 모습들이다. 초고속 카메라로 기록한 슬로우모션이 잘게 쪼개진 스크린 위를 느긋하게, 그리고 하염 없이 흘러간다.

화면 아래로는 스피커와 LED 조명이 촘촘히 박힌 디스크가 장착된 조각들이 설치되어 있다. 디스크가 회전하면 각각의 빛나는 점들이 원을 그리기 시작하고 들릴 듯 말듯한 음향이 흘러나온다. 자동차 안에서 차창 밖을 바라보는 경험을 색다른 리듬감으로 재구성한 듯한 작품이다. 대부분의 이동은 분주하고 성가신 과정이 되기 쉽지만 ‘움직임의 원리’는 평화로운 여행을 연상시킨다. '공간 Space' 2014년 6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UVA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아주 느리고 명상적이다. 작품이 정신 없거나 어지러운 느낌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도산공원 사거리에 있다.

* 이 콘텐츠는 현대(HYUNDAI)의 지원으로 제작된 네이티브 애드 (Native AD)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