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인천AG 통역자원봉사자 100여 명 이탈했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DEFAULT
10일 오전 송도국제도시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인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지난 19일 시작된 가운데, 벌써 통역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 때문이다.

24일 스포츠동아에 따르면, 국제협력 업무에 배치된 통역전문자원봉사자 509명 가운데 23일까지 100명 이상이 자원봉사를 그만뒀다. 전체 인원의 약 20% 수준이다.

왜 그만뒀을까? '예상보다 강도 높은 업무와 지원부족' 때문이다.

스포츠동아에 따르면, 한 통역전문자원봉사자는 "처우와 업무환경이 처음 약속과 너무 달랐다"며 "도저히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재능기부 및 경험 쌓기 등을 위해 지원했으나, 경기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종목의 경우 밤늦게까지 운영되는 대회 셔틀버스가 부족해 추가 교통비를 개인이 지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default

지난 19일 인천 아시안게임의 공식 경기장인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의 자원봉사자들과 운영요원들에게 배달된 도시락에 붙은 상표. 제조업체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5일이나 지난 것으로 표기돼 있다. ⓒ한겨레

대회 초반부터 그만두는 자원봉사자들이 속출하자, 현장에서는 통역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동아에 따르면, 유도의 경우 아랍어 통역이 나타나지 않아 영어구사가 가능한 다른 선수가 그 역할을 대신한 경우도 있었으며 참가국에 여러 공지사항을 전달해야 하는 부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대회 시간, 셔틀버스 운영 변경 등을 서둘러 공지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이 책임져야 하는 참가국 선수단 규모만 1만 300여 명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은 대회진행에 있어서 비중이 상당하다고 스포츠동아는 전했다.

자원봉사자 운영이 졸속으로 진행됨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은 자기 돈으로 점심 등을 사 먹거나 아예 굶기도 한다.

1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조직위가 식권 대신 식대(한 끼 7000원)를 1주일 단위로 사후 정산해 주는 데다 지정 식당도 없어 자원봉사자들이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할 일이 없어서 온종일 앉아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구월아시아드선수촌에 있는 통역들은 지난 12일 40∼50여 명이 온종일 앉아서 대기했다.

통역 자원봉사자들은 각국 선수들이 이동할 때 버스에 탑승해 통역을 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각국 선수단이 자국에서 고용한 전문 통역들을 버스에 탑승시켜 통역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인 ㄱ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를 했지만 인천아시안게임처럼 비효율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자원봉사자를 운영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이번 자원봉사는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소에서 아르바이트했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irkomoex)도 "이번 아시안게임은 외국인과 내국인을 불문하고, 총체적으로 사람의 기본권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전반적으로 수준 이하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의견을 수렴해 개선하고 있다"며 "식비는 근무를 해야 돈이 나가기 때문에 사후 정산하는 것이고, 음식점이 없는 곳에서는 도시락 등 경기장별로 운영체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21일 남종현 대한유도회 회장이 경기장에서 행패를 부려 경찰까지 출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3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이 출입증 또는 비표증이 없는 3명의 지인을 경기장 안으로 무단으로 들어오게 하려다가 실랑이가 벌어지자 대회 관계자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국내 유명 숙취음료 회사의 회장으로도 잘 알려진 남 회장은 안전요원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들에게 '여기선 내가 왕이다. 내가 얘기하면 들어갈 수 있다. 개OO야. Ⅹ발'이라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는 현장에 있던 유도회 관계자들의 만류로 수습됐으나, 국내·외 선수들과 대회 임원, 내·외신 기자, 조직위 등이 대한유도회 회장이 보인 상식 이하의 행패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안전부 관계자는 "큰 마찰은 아닌 것 같았고 잘 마무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한유도회에 공식적인 항의나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대회가 끝나는 대로 남 회장에 대해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