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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권혁규. 이 남매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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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양(오른쪽)이 자신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실종된 오빠 권혁규군과 손잡고 찍은 사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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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구조된 권지연양, 구명조끼 벗어준 오빠와 찍은 사진 공개
태국 누리꾼이 남매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까지 누리꾼 심금 울려


세월호 침몰 때 네 가족 가운데 홀로 구조된 5살 소녀 권지연 양과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준 뒤 실종된 오빠 권혁규(6) 군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어린이집에 가는 길일까. 남매는 가방을 메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오빠 혁규 군은 동생이 넘어지기라도 할까 조금 긴장한 모습으로 동생 손을 붙잡고 있다.

이제 겨우 여섯 살. 동생보다 겨우 한 살 위인 오빠는 생사를 오가는 사고 현장에서도 동생부터 챙겼다.

사고 직전 권 양과 권 군은 부모와 잠시 떨어져 배에서 놀던 중이었다. 배가 점점 기울자 권 군은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동생에게 입혀주곤 부모를 찾아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권 양은 오빠가 입혀준 구명조끼 덕에 배에 물이 차올라도 떠 있을 수 있었다. ‘동아일보’ 보도

혼자 남은 권양을 구한 것은 단원고 2학년 6반 박호진(17) 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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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양을 안은 채 구조대원을 부르는 박호진 군

지난 16일 세월호가 기울면서 침몰하기 시작할 때 박 군은 여학생들에게 탈출을 양보한 후 갑판에 홀로 남아 있던 권 양을 구조했다.

박 군은 구명보트에 오르려는 순간 물에 흠뻑 젖은 채 갑판 위에서 울부짖는 권양을 발견하자 지체 없이 들쳐 안고 구명보트에 뛰어올랐다.

박 군은 “아기가 물에 흠뻑 젓은 채 울고 있기에 아무 생각이 없이 안고 구명보트로 뛰어내렸다”며 “섬에 도착해서 구조대원들에게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건넸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보도

권양의 가족은 이날 제주도에 마련한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하던 중이었다. 아버지 권재근(50)씨, 엄마 한윤지(29)씨, 오빠 권혁규(6) 군 등 일가족이 함께 배를 타고 있었다.

권씨 부부는 제주로의 귀농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제주에서 감귤 농사를 지으며 두 남매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었다.

'뉴스1'이 권씨 지인의 말을 빌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돈을 모으기 위해 험한 일을 마다 않고 악착같이 일했다고 한다.

그러다 권씨 부부는 5~6년전부터는 건물 계단 청소 일을 하기 시작했다. 꼼꼼한 일 처리가 입소문을 타며 권씨 부부는 최근 '깔끔이 청소'라는 번듯한 개인 사업체까지 차렸다.

이때부터 권씨 부부는 전문적으로 건물 계단 청소 일을 도맡아 했다. 계단 청소 일로 돈이 모이면 감귤 농사를 위해 조금씩 제주에 땅을 샀다.

권씨는 제주에서의 생활이 정착되면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교회 지인의 아들을 제주에 데려와 대신 키울 뜻까지 갖고 있었다.

제주시 한림읍에 드디어 집을 마련한 권씨는 부인과 자신의 주소를 지난달 18일 제주로 이전했다. 지난 15일 오전에는 교회에 들러 인사를 한 뒤 가족을 데리고 세월호에 올랐다. '뉴스1' 보도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참사로 ‘한 배’를 탔던 가족 가운데 권양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의 생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권양은 구조된 뒤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혀줬다며 가족들의 생사를 물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홀로 구조된 권지연 양과 오빠의 사연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후, 한 태국 트위터 이용자(@jujiirRPG)가 남매의 사연을 그린 일러스트를
#PrayforSouthKorea'(#한국을 위해 기도해요)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렸다.

이 일러스트에는 권혁규 군이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권지연 양을 안고 ''Everything's gonna be alright'(모든 게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태국 트위터 이용자 역시 남매의 일러스트(아래)를 그려 올리며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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